[이달의 기자상] 코인사기공화국 - 그들은 치밀했다

[제407회 이달의 기자상] 차민영 아시아경제 기자 / 경제보도부문

차민영 아시아경제 기자

“아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이해를 받지 못합니다.” 취재에 나섰던 6월과 7월은 유난히 덥고 습했습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한달간 부지런히 발로 뛰며 만난 20여명의 피해자들은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을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울분을 토로하면서도 ‘내 탓’이라고 자책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하면서 사기 범죄의 영향이 개개인을 넘어 가족의 해체, 사회의 파괴로 귀결될 수 있음을 전달하는 데 주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제 코인 사기는 식상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피해자들은 60대 은퇴 교사부터 50대 의사까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해 왔던 평범한 이웃 중 한명이었습니다. 범죄 무대 역시 온·오프라인, 다단계·비대면까지 방식을 가리지 않았으며 국내를 넘어 일본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피해 규모 역시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렀습니다. 기사는 끝났지만 사기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은 진행형입니다. 8월22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코인 사기 관련 증인 신문이 이뤄졌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바지 사장’인 증인은 여전히 ‘무지’에 의한 ‘무고함’을 주장했습니다. 보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취재를 함께한 이선애 특별취재팀장을 비롯한 팀 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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