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TV수신료 분리고지·징수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8월 수신료 수입이 전달(558억9000만원)에 비해 65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TV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KBS 주요 재원인 수신료 순수입 급감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수신료 고지 대비 납부 비율(수납률)도 전달 97.8%에서 85.6%로 감소했는데, 2022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100%~90%대를 유지했던 수납률이 처음으로 80%대로 떨어졌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수신료 수입은 494억2000만원이었다. 2022년 1월부터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월 수신료 수입이 400억원대로 추락한 수치다. 지난해 8월(561억4000만원) 대비 감소액은 67억200만원, 2022년 8월(583억4000만원)과 비교해서는 88억9000만원 감소했다.
앞서 5월30일 헌법재판소의 TV 수신료 분리징수 합헌 선고가 나오자 KBS는 7월1일부터 수신료 분리고지·징수를 시행했다. 실제로 시청자에게 고지서가 도착한 날짜는 7월10일이었다. 지난해 7월 공포·시행된 전기요금과의 통합징수를 금지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을 청구할 때 수신료를 별도 고지서로 청구해야 했다.
6월19일 KBS 사측은 KBS 이사회에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 관련 보고를 했는데 당시 이사회에선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으로 인한 납부 회피자 증가 가능성, 징수비용 증가 등의 우려가 나왔다. 이미 지난해 7월 정부가 시행령을 고쳐 TV 수신료 분리고지·징수를 추진할 당시에도 KBS, EBS 등 공영방송의 심각한 재정 타격이 예상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박민 KBS 사장은 김현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신료 통합고지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며 내부 구성원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4일부터 9일까지 조합원 2028명을 대상으로 ‘박민 사장 취임 300일 긴급 신임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8.7%가 ‘불신임’한다고 답한 가운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발생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복수 응답)에 대해선 ‘수신료 분리 고지에 대한 대응부실’ 응답이 93.2%로 가장 많이 꼽혔다.
박민규 의원은 이에 대해 “분리고지로 인한 수신료 납부율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했으나 KBS는 TV 수신료를 보장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1년 사이 입장이 180도 바꿨다. 박민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물적 토대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날로 심화되는 적자 속 수신료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대처로 KBS 경영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