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골프 현장 취재한 CBS 기자 휴대전화 빼앗겨

경호처 직원들, 휴대전화 제출 거부하자 강제로 빼앗아
CBS 노조, 대통령실에 사과와 해당자 문책 요구 성명

9일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현장을 취재하던 CBS 기자가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핸드폰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다. 취재 당일 해당 기자는 경찰에 ‘건조물침입죄’로 조사받기도 했다. 이에 CBS 노조가 “대통령실은 즉각 해당 기자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경찰 수사도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15일 CBS 보도와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성명에 따르면 CBS 기자는 서울 노원구 태릉 군(軍) 골프장에 윤 대통령이 자주 라운딩을 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잠복취재를 하고 있었다. 9일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현장을 포착한 취재진이 골프장 울타리 밖에서 취재를 이어가던 중 의문의 한 남성이 뛰어와 촬영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잇따라 뛰어온 7~8명의 경호처 직원들은 기자를 둘러싸고 휴대전화를 건네라고 요구했다.

기자가 거부하자 휴대전화를 강탈한 경호처 직원들은 신원 확인 및 소지품 검사, 정보 출처를 캐묻는 등 취조까지 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경호법을 거론하며 임의동행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취재진을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취재진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고, ‘건조물 침입죄’로 조사했다.

CBS지부는 성명에서 “태릉 군 골프장 앞은 평소 일반인에게 공개된 장소였고 당시에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금지구역이나 비밀 장소를 들어간 것이 아니”라며 “어떤 법적 권한도, 영장도 없는 경호처가 무슨 권리로 기자 휴대전화를 뺏고 취조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 대해서도 “불법적 행위를 자행한 경호처 인물들 대신 오히려 피해자와 다름없는 기자를 입건했다”며 건조물침입죄 혐의로 조사하겠다던 경찰은 정작 제보자가 누군지를 밝히는 데 집착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CBS지부는 “혹자는 대통령이 골프 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언론의 과잉취재를 탓하기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여서 문제”라며 앞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과 북한의 오물 풍선 추가 도발을 지칭해 “‘어쨌든’ 사과한다며 사실상 국민을 조롱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던 윤석열, 전군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도 망중한을 즐기겠다던 군 통수권자 윤석열의 골프가 문제였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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