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사장 "KBS 소멸 위기, 수신료 통합징수법 통과돼야"

26일 입장문, 노조에 "통합징수법 한마음 돼 달라"
KBS 시청자위도 입장문… "국회서 반드시 재의결해달라"

박장범 KBS 사장이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통과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방송법 시행령을 고치며 수신료 분리 징수·고지가 시행됐는데, 이후 KBS가 “단순한 경영악화가 아닌 생존을, 비용감축이 아닌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라며 임직원이 수신료 통합징수법 재의결을 위해 “한마음이 되어 달라”고 했다.

박장범 KBS 사장. /KBS

26일 박장범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제하의 입장문을 내어 먼저 “현재 KBS가 전방위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KBS의 사업손익 적자는 881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935억원 적자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 올해 사업손익도 1000억원 넘는 적자 예산으로 편성돼 재정악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수신료 분리 징수는 “KBS에 또 다른 치명타가 됐다”고 했다. 앞서 2023년 7월 정부는 방송법 시행령을 고쳐 전기요금과 수신료를 결합해 징수하는 기존 방식을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지난해 7월 KBS는 수신료 분리·고지 징수를 시행했다. 그해 12월26일 수신료 통합징수를 법률로 보장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1월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가 해당 법안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의결 대상이 됐다.

박 사장은 입장문에서 “분리 고지 시행 이후 KBS는 수신료 수입 감소는 물론, 증가한 징수 비용 그리고 분리 고지를 위한 인력 분담까지 감당해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일어난 사내 직원간 갈등과 퇴직 그리고 3년째 이어진 채용절벽은 우리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서 재의결을 앞둔 방송법 개정안은 수신료와 관련해 30년 만에 이뤄지는 큰 진전”이라며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 앞에, 노사와 진영의 구분은 있을 수 없다.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25일 사내 모든 노동조합 집행부들을 만나서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KBS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법상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받은 법안에 대한 재표결 시점에 기한은 없다.

이날 KBS 시청자위원회도 국회에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재의결을 요청하는 입장문을 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위원 일동 입장문에서 “공영방송 KBS는 현재 심각한 재원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 TV 수신료는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해 7월 전기요금과 분리고지 되었고, 이로 인해 TV수신료 납부율은 하락하고 징수비용은 대폭 증가했다”며 “국회에서 이번 수신료 결합징수 법안을 반드시 재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분리징수 제도 시행 이후 징수비용 증가로 인해 KBS의 재정위기는 가시화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분리징수를 6개월 간 시행한 결과 전년 대비 330억원 이상 수신료 수입이 줄었다. 올해 수신료 수입 역시 전년에 비해 5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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