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 열린 ‘2025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대상을 받은 김진아 광주일보 기자는 “‘큰물을 바꾸려면 결국 자잘한 물고기들이 있는 작은 물부터 바꿔야 한다’는 한 주민의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기자는 컨퍼런스에서 물고기들이 하천 구조물을 넘어 상·하류를 오갈 수 있도록 설치한 ‘어도(魚道)’가 방치돼 하천 생태계를 단절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물길 끊긴 어도, 생태계도 끊겼다’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전남도청이 낸 자료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도 개보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보고 취재를 시작했다. “당시 익숙한 듯 낯설었던 단어 ‘어도’에 꽂혔어요. 우리가 하천을 지날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콘크리트 시설물이란 걸 알고 우연히 차에서 내려 유심히 보게 됐습니다.”
그는 3개월간 구례와 장성, 해남 등 광주·전남 산지와 논둑, 하천을 돌며 불량 어도 114개를 일일이 찾아 나섰다. 물이 흐르지 않거나 쓰레기가 쌓여 길이 막힌 어도, 구조물 파손으로 통로 기능을 상실한 어도를 눈으로 확인했다. 어떤 어도는 내비게이션에도 잡히지 않았다. 그는 “전체 불량 어도 목록을 적은 파일에 색을 칠하면서 한 곳씩 기록하다 보니 모든 곳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커졌다”고 했다.
그는 6월11일 ‘물길 끊긴 물고기 길…생태 흐름도 막혔다<사진>’를 시작으로 6차례에 걸쳐 불량 어도 실태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입사 3년차인 그에게 이달의 기자상(418회)을 안겼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늘 조언해 주고 손잡아준 선배들 덕분에 이번 보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매 순간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 김지을 부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2일 오전 수상 소감을 듣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이템 회의중”이라고 했다. 대상 수상의 기쁨 이틀 만에 취재 일선으로 돌아온 것이다. “당장 내일의 일도 알 수 없는 하루하루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매 순간 온 마음을 다해 듣고, 보고, 쓰며 착실히 걸어나가 작은 물부터 바꿔 갈 수 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