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스룸국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부결됐다. 한국일보에서 편집국장 임명동의 투표 부결은 2013년 ‘한국일보 사태’ 당시와 202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일보 편집제작평의회(평의회)는 3일 청문회를 실시하고 이날부터 이틀간 송용창 신임 뉴스룸국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한 결과, 전체 선거인원 235명 중 19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투표율 82.55%) 반대가 절반을 넘겨 부결됐다고 4일 밝혔다. 한국일보 뉴스룸국장 내정자 신임 투표는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한국일보 뉴스룸국장 임명동의 절차는 부장급 이상과 미만 기자 등으로 구성돼 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하는 평의회가 주관하되 청문과 투표 등 실무 진행은 노동조합(현재 비대위 체제)에 일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개표 시 사측 1인이 참관하게 돼 있어 부결 결과는 회사에 통보된 상태다.
한국일보에서 부결 사태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 2013년 한국일보 사태 당시 구성원들 의사에 반해 편집국장이 교체되며 실시된 하종오 편집국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부결됐다. 당시 기자들은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비리 의혹과 인사전횡 등에 반발했고, 회사는 편집국을 봉쇄하고 ‘짝퉁 한국일보’를 만드는 매우 특수한 여건이었다.
이후 10년 만인 2023년, 박일근 뉴스룸국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부결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지부는 개인 리더십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당시 신문 논조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신문국장으로 일해 온 내정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내부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진단했다.
2년 반 만에 나온 이번 부결 결과에 대해선 회사가 더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는 시선이 많다. 사생활 관련 해명에 집중된 내정자 청문회 자리가 구성원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부결까진 예상 못했고, 조직에 내상이 남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결과 자체가 ‘기대하는 뉴스룸국장 상(像)’이나 ‘회사의 의사 결정’, ‘커뮤니케이션 과정’ 등에 대한 일선 기자들과 경영진 간 괴리를 방증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그간 매우 드물었고, 한국일보 조직문화상으로도 이례적인 사태가 최근 2~3년 새 두 번이나 벌어진 점은 이를 초래한 사측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앞으로의 ‘인선’과 ‘봉합’ 등에서 회사는 과제를 안게 된 측면이 크다. 편집강령규정에 따라 회사는 10일 이내 새 국장 후보를 정하는 등 재임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