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진숙 방통위'의 신동호 EBS 사장 임명 취소

2인 방통위 선임 1년만… 집행정지 이어 본안소송도 인용
김유열 사장, 직 유지… 신동호 사장, 출근 한 번 못해

법원이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결한 신동호 EBS 사장의 임명을 취소했다. 5인 정원의 위원회에서 2인만으로 임명 동의를 의결한 것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효력이 없다는 취지다.

지난해 4월3일 김유열 전 EBS 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의 EBS 사장 이사 임명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변론에 앞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26일 김유열 EBS 사장이 방통위(현 방미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EBS 사장 임명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인 방통위가 신동호 사장 임명 동의를 의결한 지 꼭 1년만이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3인 이상의 위원이 재적하는 상태에서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면서 “2인의 위원만으로 EBS 사장 임명 동의 의결을 한 것은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효력이 없다. 따라서 방통위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뤄진 사장 임명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숙 당시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지난해 3월26일 둘이서만 전체회의를 열고 신동호 당시 EBS 이사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데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방통위는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위원만 임명된 상태로, 정원 5명 중 3명이 결원인 상태였다.

다만 이번 판결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김유열 사장이 지난해 3월 본안소송과 함께 제기한 신임 사장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김 사장은 현재까지 EBS 사장직을 유지해 왔다.


반면 신동호 사장은 임명 직후 한 차례도 출근하지 못하고 직무가 정지됐다. 지난해 3월27일 신 사장이 첫 출근을 시도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조합원 60여명은 불법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신 사장과 2시간의 대치를 벌였다. 다음 날에도 보직 사퇴를 선언한 간부진이 동참해 신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고, 이후 4월7일 임명 효력이 정지되며 신 사장은 선임 이후 EBS 사옥에 한 차례도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3월27일 신동호 사장(가운데)이 경기 일산 EBS 사옥에 첫 출근하려 했지만, EBS 구성원의 거센 반발로 들어서지 못하는 모습.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 의결로 신동호 EBS 사장을 임명하자 EBS 직원들이 연일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보직간부 거의 전원이 보직사퇴를 선언하는 등 구성원들의 저항이 거셌다. /박지은 기자

김유열 사장은 이날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 가운데 EBS가 분열해 1년째 노사가 갈등하고 방송 3법 개정 과정 등을 겪게 되었다면 그 손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나의 개인적 사정과 상관없이 이 점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이뤄진 의결 처분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이 지난해 취소 판결을 받은 데 데 이어, 올 1월엔 이진숙 전 위원장이 의결했던 KBS 야권 이사 7명에 대한 추천 의결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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