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이착륙 경로'에 해상풍력… "모르고 허가"

[제426회 이달의 기자상] 전형서 KBS부산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형서 KBS부산 기자.

보도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비슷했습니다. 인터넷 댓글부터 국회의원까지 ‘황당하다’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공항 코앞, 그것도 국제선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자리인 줄 '모르고' 허가했다는 게 상식적이진 않습니다. 1조 6천억 원짜리 이 사업은 한 달 만에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또 입지 선정 제도도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못 걸러낸 책임은 정부로 무게가 실립니다. 기후부는 해상풍력 허가를 내기 전, ‘공항 건설 부처’인 국토부와는 협의하지 않아 공항과의 연관성을 빠뜨렸다고 했습니다. 내부 지침상 국토부가 협의 부처 목록에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공항과 이 사업 부지가 가깝다는 건 지도만 펴 봐도 알 수 있고, 지역에 대해 조금만 알아봤다면 지나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렇게 해상풍력 허가 체계 자체에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정부는 문제를 돌아보기보다는, 당장 추진에만 급급해 보입니다. 사업 재검토는 외부에 발표하지도 않았습니다. 군 작전 방해 논란 같은 다른 문제까지 불거져도 정부 부처와 한전 자회사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어느 지역이나 문제 생기는 건 다 마찬가지”라며 넘겼습니다. 2035년까지 해상풍력을 지금의 70배로 늘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작은 걸림돌 하나로만 치부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깁니다.

제아무리 에너지 전환이 중요해도, 그 과정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 책임이 정부에 있습니다. 발전기를 하나라도 더 지어 수익을 내는 게 목표인 민간 기업과 정부는 달라야 합니다. 당장 성과를 내려 급급하기보다는, 정말 이 사업이 공익을 위한 건지 뒤돌아봐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당장은, 정부의 시각은 민간 기업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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