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피고인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단체가 사태 1년을 맞이해 열린 ‘감사 총회’를 취재한 기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협회 측은 비공개 행사에 무단 침입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해당 행사는 일간지 1면 광고를 통해 일시와 장소가 상세히 공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부자유변호사협회(협회)는 3월 초 권은혜 시사IN 기자를 건조물침입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협회 소속 임응수 변호사는 “이날 행사는 개인 정보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했다”면서 “허락받지 않은 사람은 출입할 수 없도록 미리 공지하고, 행사 중간에도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해당 기자는 소속이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비공개 행사에 들어왔고, 그 내용을 기사로도 보도했기 때문에 고소를 한 거다. (무단 침입시 고소하겠다는 것은) 행사 당일 예고했던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월19일 서부지법폭동 1년을 맞이해 협회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소극장에서 ‘서부자유항쟁 1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서부자유변호사협회는 지난해 1월19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피고인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설립한 단체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돼 영상과 사진촬영 등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회 측은 행사를 앞두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매체에 행사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행사 개최 나흘 전인 1월15일 조선일보 1면에는 협회 소속 변호사들이 쓴 책 광고와 함께 ‘서부자유변호사협회 후원 감사 총회’ 일시와 장소가 담겼다. 권은혜 기자는 “더불어 ‘진격의 변호사들’이라는 본인들 유튜브에 공개 게시물로 ‘서부자유항쟁 1주년 기념 행사’라며 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의 주장과 달리 현장 통제 또한 실효성이 없었다는 것이 권 기자의 입장이다. 그는 “현장 입구엔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방명록과 도서 판매대만 비치되어 있었을 뿐,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제지하는 절차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비공개 행사’라는 설명과 달리 참석자들이 행사 내용 일부를 공개하면서 그 내용이 담긴 보도 역시 이어져 온 상태다.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인 김지미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날 행사에서 나온 발언들을 소개했다. 이날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고성국씨 또한 축사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업로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