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신문사 매출 1위 중앙일보, 난데없는 매각설?

[이슈 분석] 중앙일보 "회사와 일체 무관한 허위사실"… 매각설 유포자 고소

중앙일보가 자사 인수합병(M&A) 매각설을 허위 작성해 유포한 성명불상자를 고소했다. 중앙그룹 경영상황을 두고 ‘JTBC·중앙일보 사옥 매각’ 보도가 나오는 등 지속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 매각에 대해 선을 그은 행보다. 그룹 내 핵심 회사들의 재무 여건과 유동성 위기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언론계가 주시하는 상황에서 외부 투자유치 무산, 신용등급 하향 등 악재가 겹치며 중앙그룹을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중앙그룹 경영 상황을 두고 ‘중앙일보 M&A설’이나 ‘JTBC·중앙일보 사옥 매각’ 보도가 나오는 등 금융투자업계와 언론계에서 지속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룹 내 회사 전반의 재무 여건,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구설이 이어진다. 사진은 최근 매각 대상으로 보도에서 거론된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와 JTBC 사옥 모습. /중앙그룹 제공

중앙일보는 8일 보도를 통해 ‘중앙일보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취지의 메시지 작성·유포자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중앙은 “회사와 일체 관련이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전파 가능성이 큰 오픈채팅방에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해 회사가 심각한 내부 경영 위기나 지배구조의 불안정을 겪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앞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유포된 매각설엔 ‘(사주는) JTBC를 안고 가는 대신 중앙일보를 터는 쪽으로 생각’, ‘호가는 4000억원 이상’ 등 내용이 담겼었다.


7·8일엔 투자은행(IB) 업계를 출처로 중앙그룹이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스튜디오 등 부동산 통매각(5500~6000억원)을 추진하고 매각자문사로 컬리어스코리아를 선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재 중앙일보 입주 빌딩은 중앙피앤아이, JTBC 입주 건물은 중앙홀딩스 소유인데 매각 후 재임차(세일앤리스백)해 차입금을 줄이고 투자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장기 책임 임차(마스터리스) 계약으로 업무환경·제작인프라는 유지하는 방안이란 내용도 포함됐다.

그룹 경영상황 두고 우려 계속… 외자유치 무산, 신용등급 하향 악재

이 같은 언론 보도와 지라시 등이 이어지는 배경엔 중앙그룹 전반이 겪고 있는 재무 상황이 있다. 핵심 관계사 JTBC는 2025년 영업이익 32억원으로 3년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연결 기준으론 287억원 적자였다. JTBC디스커버리, JTBC플러스, JTBC스포츠 등 자회사의 부진 영향이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 2621%, 누적 결손금 7032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그룹 내 콘텐츠·영화관 운영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로 SLL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자회사를 지닌 콘텐트리중앙은 연결 영업이익 88억원 흑자를 냈지만 당기순손실 931억원이었다. 이 격차는 영업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차입금 이자와 고금리 신종자본증권 구조의 금융비용이 주 원인이었다. SLL중앙 상장 실패 시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률을 실현하게 하는 약정 부채도 잔존해 있다.


무엇보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올해 상당한 차입금, 금융부채 등을 상환해야 해 유동성 압박이 크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주사 중앙홀딩스의 1년 내 만기가 되는 차입금·사채와 전체 금융부채 규모는 연결 기준 각각 9970억원, 1조2248억원이다. 현금 868억원으로 이를 감당해야 한다. 단기차입금 내역엔 ‘지배주주 및 친족으로부터 1410억원 차입’ 내역이 포함돼 자금조달 현실을 방증하고 있다. JTBC도 유동비율 약 77.5%로 단기 유동성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동부채 2936억원 중 단기차입금 및 사채가 70% 이상을 차지해 상환 압박이 큰데 현금성 자산은 147억원에 불과하다.


여러 법인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대여, 지급보증, 신용보강, 담보제공 등 자금 순환이 이뤄지는 구조가 그룹 내에서 지원여력이 아닌 지원부담이 되는 형국도 나타나고 있다. SLL과 메가박스의 재무부담 속에 무보증사채,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조정되며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도도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메가박스에 대한 대여금 잔액은 1680억원으로 콘텐트리중앙 의존도가 크다. 모회사가 자금난 속에 자회사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구조다.


특히 중앙일보는 지난해 국내 신문사 1위에 해당하는 매출 3210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 175억원, 당기순이익 59억원의 성과를 냈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낮췄다. 현재 그룹에서 재정 상태가 가장 안정적이지만 JTBC, 콘텐트리중앙 등 자금조달 관련 신용공여로 계열사 보증 규모가 지난해 말 2250억원까지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20일 평가보고서에서 “계열사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지원 이외에도 차입금 지급보증 등으로 인한 잠재적 재무부담이 크고 방송, 상영관 사업 등을 영위하는 계열 전반의 현금 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이 열위한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이를 해소하려는 중앙그룹의 조치들은 연거푸 벽에 부딪혔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합병, 한화의 휘닉스중앙 인수는 교착 상태이거나 사실상 무산됐고, 콘텐트리중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레스매니지먼트로부터 3000억원 투자유치를 하려 했으나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전환사채 투자, SLL 투자금 등을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상환하려는 계획이었다. SLL은 업황과 그룹 재무구조 우려로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자금조달이 막힌 여건에서 중앙그룹은 단독 확보한 2032년까지 올림픽·월드컵 중계권료도 지급해야 한다. 최근 지상파 3사와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서 난항 끝에 “적자를 감수한” 140억원 가격에 KBS와만 공동중계하기로 했다.


2022년 중앙일보S가 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물적 분할해 매각했고, 2023년 JTBC는 80여명 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재무 위기의 단면을 드러낸 바 있다. 2024년엔 JTBC플러스가 직원들에게 분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정리해고 절차를 밟기도 했다. 연장선에서 ‘중앙일보 M&A설’, ‘부동산 매각’ 보도 등이 나오는 게 현재다.


하지만 가장 최근 시점 거론된 ‘5500~6000억원대 부동산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3개 부동산 모두 담보 설정이 돼 있고 여기 묶인 대출잔액이 3800억원을 넘어 손에 쥐는 현금이 2000억원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적자 구조 개선이 아닌 만큼 시간을 버는 것이고, 매각 후엔 임차료가 영구 부담된다는 문제도 남는다.


중앙그룹은 사옥 매각에 대해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 및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여력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자산유동화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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