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편성위 늑장 출범… 이사회 새 사장 선임 절차도 착수

위원 구성 문제를 두고 파행을 빚어온 KBS 편성위원회가 14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편성위 설치를 의무화한 개정 방송법 시행 1년 만이자 종사자 측 대표가 1차 편성위원을 위촉하며 회의 개최를 요구한 지 70여일 만이다. KBS 이사회도 새 사장 선출을 위한 준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편성위 파행으로 시작도 못 한 임직원·시청자위원회 몫 이사 추천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BS는 14일에 이어 18일에도 편성위 회의를 열었다. 두 차례 회의에서 노사는 방송편성규약 제·개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뤘지만, 편성위 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실무 협의는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방송법에 따라 편성위는 시청자위원 추천, 임직원 과반수의 KBS 이사 추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등에 관한 사항을 편성규약으로 정해야 한다. MBC와 EBS는 이미 한 달도 더 전에 편성위 논의와 이사 추천을 완료한 상태다.

종사자 측 편성위원들은 논의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주 3회 회의를 정례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 회의를 개최하면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편성위원은 “논의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정을 타이트하게 가져가겠다는 것이 종사자 측 위원들의 입장”이라면서 “우선 상호 신뢰 형성을 위해 ‘편성규약의 빠른 개정을 위해 양측이 노력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수준의 약속이라도 문서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편성위가 개최되며 종사자 측 위원의 임명을 둘러싼 법적 논란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과반 노조 지위를 문제 삼으며 소송 등을 제기하자 사측은 법적 분쟁을 근거로 회의 개최를 미뤄왔다. 그러나 이번 편성위가 가동되며 사측이 사실상 KBS본부노조의 과반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한편 KBS 이사회 역시 새 사장 선출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이사회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제28대 사장 선임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KBS는 100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추천위를 거쳐 새 사장을 선출해야 한다. 이번에 구성된 특위는 국민추천위 출범에 앞서 세부 운영 규칙과 후보 추천 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위 위원장에는 박상훈 이사(대한변호사협회 추천)가, 위원으로는 우형진 이사(방송3학회 추천)와 구창훈·이승훈 이사(더불어민주당 추천) 등 총 4명이 위촉됐다. 현재 KBS 이사회는 정원 15명 가운데 임직원·시청자위원회 몫 5명과 국민의힘 몫 2명 등 7명의 이사가 아직 임명되지 않은 상태로, 추후 이들이 임명될 경우 특위 위원 1명을 추가 위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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