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날' 파업 YTN 구성원들 "李정부 '정상화' 약속 잊었나"

3일 기념식 행사장 앞 '방미통위 결단, 유진 퇴출' 촉구
김종철 방미통위원장, 구성원 호소에 대꾸없이 지나쳐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앞에서 '방미통위 결단, 유진그룹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린 행사장 인근엔 파업에 참여한 YTN지부 조합원 120여명이 모였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방송의 날은 단순히 방송 종사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자축하는 날이어서는 안 된다. 방송이 국민의 눈과 귀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날이어야 한다.”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을 취소하란 1심 법원 판결에 대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후속조치가 미뤄지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3일 오후 반나절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방송의 날을 맞아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용산 행사장 인근에 집결한 YTN지부 조합원 120여명은 최대주주 ‘유진그룹 퇴출’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내란 세력이 방송장악을 위해 불법적으로 자행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즉각 취소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준형 YTN지부장은 이날 낭독한 호소문에서 “일부 방미통위 위원들은 향후 유진그룹의 소송 제기 등을 우려하며 의결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방미통위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행정처분에 뒤따를 수 있는 법적 분쟁이 아니다”라며 “방미통위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격없는 최대주주에 의해 YTN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 정권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의결한 과정에서의 불법성은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 방미통위는 넉 달 넘게 숙의 과정도 거쳤다.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앞에서 '방미통위 결단, 유진그룹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린 행사장 인근엔 파업에 참여한 YTN지부 조합원 120여명이 모였다. /최승영 기자

지난해 11월 YTN 최다액출자자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한 승인처분을 취소한다는 1심 법원 판결후 항소를 포기했던 방미통위는 4월 출범 직후부터 후속조치를 논의해왔지만 아직 직권취소 등을 의결하지 못했다. ‘확정 판결을 보자’는 야당 추천 위원 2인, ‘추가 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여권 추천 위원 등 엇갈린 의견 속에 숙고만 수개월 째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자 시절 YTN 관련 의견서 제출을 이유로 한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의 심의 회피, 변경승인 취소를 위한 청문 개최에 반대하며 퇴장한 야당 추천 위원 2인 등의 행보가 겹친 '정족수 미달'로 의결을 위한 위원회 개최 자체가 어려워졌다. 방미통위의 판단 지체 속에 1심에 대한 항소심 첫 변론 기일도 시작된 상태다.

이날 YTN지부 조합원 일부는 행사장 입구 인근에서 송기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등 정치권 주요 참석자들에게 조속한 YTN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호소문을 전달했다. 행사장에 상대적으로 일찍 입장한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YTN 정상화가 언제 되냐’는 일부 조합원들의 질문에 반응하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앞에서 '방미통위 결단, 유진그룹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린 행사장 입구 인근에서 전준형 YTN지부장(왼쪽) 등이 주요 참석자들에게 YTN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최승영 기자

과방위원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행사장 입장 전 YTN 구성원들에 대해 연대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추천 2명 방미통위 위원이 회의 참석을 안 하고 YTN 문제를 공전시켰는데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보겠다. YTN이 제일 먼저 탄압받고 끈질기게 싸워서 이겨왔던 과거를 기억하고 이번에도 반드시 승리할 거라 믿는다. 이번 승리는 비가역적으로 다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후반기 과방위 국정감사가 얼마 안 남았는데,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고 쟁취해 나아가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더붙였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3일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건물에 들어서며 YTN 정상화가 언제 되느냐는 YTN 구성원의 질문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내란정권이 YTN을 유진에 넘기는 데 석 달이 걸리지 않았다. YTN 정상화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내란 청산, 내란 정권에 장악된 언론 정상화, 보도전문채널 YTN의 지배구조 개선 모두 이재명 정부의 약속이었다. 그런데 집권 2년차가 되도록 여전히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YTN 최다액출자자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에 항소를 포기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방미통위 자신이다.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고 책임지지 못한다면 방미통위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이재명 정부도) 방미통위만 바라볼 게 아니라 자신들이 국민과 했던 약속을 어떻게 지켜낼지 결단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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