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시안게임 부실 운영, 현지 취재진도 아쉬움 토로

국제신호 미제작, 일부 생중계 불가
믹스트존 동선 정리 안 돼 혼선도

28일(현지 시각)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시 류쿠치 비치 코트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차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있다. 경기장은 부둣가에 임시로 설치됐으며, 관중석은 거의 비어 있다. /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우리 대표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다만 대회 기간 내내 불거진 개최국 조직위원회의 부실 운영 논란으로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갖은 고생을 해야 했다. 현지에서 대회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는 기자들은 이번 아시안게임 부실 운영 원인을 짚는 보도도 주요하게 내보내고 있다.


조직위의 대회 운영 문제는 현지 취재진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수송 문제가 꼽힌다. 경기장을 오가는 버스 운행이 정해진 일정보다 지연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선수단의 경우 한국 남자 농구팀이 피해를 겪었는데 결승전 당일인 20일 오전 버스가 오지 않아 훈련을 취소한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자들도 다르지 않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셔틀 버스가 안 와서 고생한 경험이 한 번씩 있다는 전언이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심진용 경향신문 기자는 “23일에도 일이 있었다. 나고야 역에서 취재진을 태우고 배드민턴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저는 오전 7시30분 버스를 타고 갔지만 다음 8시30분 버스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아시안게임은 워낙 종목이 많아 이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배차에 문제가 생기면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한국과 대만의 야구 조별리그 경기가 열렸던 21일 아이치현 오카자키 시민구장에선 양국 취재진이 경기장 취재석에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향하는 길이 10분 가량 막혔던 일도 일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 인터뷰를 해야 하는 취재진에겐 긴 시간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심 기자는 “어느 종목, 어느 경기장을 가도 취재진의 기본 동선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믹스트존으로 이동하는 취재진의 동선조차 경기 전에 정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다른 대회에선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개최국 조직위원회가 국제방송신호를 제작하지 않아 일부 종목이 생중계 되지 않는 문제도 대회 초반부터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20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여자 근대5종 성승민 선수의 경기 장면을 볼 수 없었다. 국제방송신호는 조직위가 선정한 주관 방송 제작사가 중계권을 가진 각국 방송사들에 제공하는 방송 화면이다. 국제신호 미제작으로 근대5종 경기뿐 아니라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8강전 등도 방송으로 볼 수 없었다.


덩달아 기자들 역시 취재에서 일부 불편을 겪기도 한다. 현지에서 근대5종 경기를 취재한 송기성 MBC 기자는 “기자가 자체적으로 경기 장면을 찍긴 하지만 보도를 위한 것이고, 권리 문제 때문에 경기를 중계용으로 찍을 수는 없다”며 “국제신호가 있으면 취재진은 경기 외적인 요소나 선수들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그림 자체가 없다 보면 기자들은 순수하게 경기만 따라가야 되는 경우가 많이 생겨 취재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스포츠국 관계자는 “국제신호를 제작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받아서 TV로 송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데 주관 방송사가 경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일부 국제신호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계방송사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꼭 필요한 종목에 대해 사전에 국제신호 제작 요청을 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 주관 방송사가 애초 늦게 꾸려졌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잇따르는 조직위의 부실 운영 문제에 대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워낙 적자가 많이 나다 보니 비용을 아끼려다 생기는 문제라 본다”라며 “일본도 이런 상황이면 앞으로 어느 나라가 아시안게임을 주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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