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부캉이' 열풍, 부산 지역언론도 신바람

전국 59개 매체서 기사 900여건
구조현장 유튜브 생중계 등 화제

4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서 상어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부캉이 관람 인파는 첫 발견 이후 누적 100만 명을 돌파했다, /뉴시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2주 넘게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가 연일 화제다. 지역 신문·방송은 물론 언론 전반의 높은 관심 속에 6일 기준 공원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 돌연 시민 일상에 들어온 ‘동물’이 ‘SNS 문화’를 기반으로 큰 관심을 얻은 상황에서 언론은 이 열광과 이면의 함의를 두고 과제도 안게 됐다.


6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공원 누적 관람인파가 100만 명을 넘겼다. 9월18일 부캉이가 처음 발견된 지 18일만이다. 이후 두 차례 외해 유도 작업에도 부캉이가 3일 수로 진입로를 막은 그물을 넘어오며 체류는 계속되고 있다. 여러 방송사가 2일 구조 현장을 유튜브 생중계했고, 각각 수천명이 시청하며 관심이 쏠렸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 따르면 9월18일~10월4일 59개 매체가 관련 기사 903건을 냈다. 특히 추석 연휴기간 보도가 급증했다. ‘부캉이’ 호칭은 9월21일(18건) 첫 등장 이래 고유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역언론도 온라인 기사와 리포트, 신문 2~3면 등을 통해 ‘부캉이 상태와 머무는 이유’, ‘인산인해의 친수공원과 시민 반응’을 지속 전하고 있다. 박수빈 부산일보 사회부 기자는 “(1차) 구조작전 때 다녀왔는데 연휴기간보단 적었지만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온 분들로 난간이 가득찰 정도였다. ‘부캉이 안 갔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하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면서 “마침 수습기자가 들어와 트레이닝 기회로도 삼고 있다”고 했다.


부산 지자체나 지역언론 입장에선 호재다. 상어 한 마리로 지역 공원이 전국구 ‘핫플’이 됐고, 주변 상권도 활성화돼서다. 부캉이의 명예홍보대사 위촉이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을 위한 콘텐츠·인프라 구축 제언도 이어진다. 김희국 국제신문 디지털부문장은 “실제 기사도 많이 소비되고 있고 적극 활용 중”이라며 “북항친수공원 개발은 단계적으로 완료·개방하는 식으로 진행 중인데 부산 사람들조차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가 이번에 놀란 측면도 있다. 접근성이 좋고, 관광객이 찾는 남포동과도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호재가 맞다”고 했다.

4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상어 ‘부캉이’의 유영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부캉이 관람 인파는 첫 발견 이후 누적 100만 명을 돌파했다. /뉴시스

이 열풍을 기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수빈 기자는 “아쿠아리움이 아닌 자연 상태 상어를 실제 목격하는 희소성에 따른 신기함과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상어가 난간 쪽으로 계속 유영해 ‘관종’이란 말도 나왔는데, 목격이 쉬웠던 것도 인기몰이 이유로 본다”고 했다. 헤프닝에 그칠 뻔했으나 장기 체류로 인공지능·영상 시대 ‘실물 상어를 보러 가는 경험’이 가능했다. SNS 놀이문화를 통해 ‘부캉이’로 캐릭터화 됐고 게임, 만화, 패러디 등 밈(meme)으로 확산하며 구경이 현실 놀이가 된 흐름이다. 여기 기업·지자체가 뛰어들며 관심을 재생산했다.


이는 ‘동물 뉴스’ 인기의 맥락에도 놓인다. 팍팍한 삶의 위안을 무해한 동물에서 찾고, 그들의 안정을 바라는 마음이 투사됐다는 것이다. 특히 ‘부캉이의 출몰 및 체류’는 ‘푸바오와의 이별’, ‘늑구의 탈출’처럼 대중이 서사를 부여할 여지가 컸다.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처럼 갑작스런 등장은 위험으로 인식될 수 있었으나 사건·사고 없이 시민 일상에 자리하며 ‘머물고 싶어한다’는 이야기가 생긴 것이다.


이런 현상에 깃든 대중 정서를 어찌 해석하고 어떤 뉴스를 내놓을지는 고스란히 언론 과제로 남는다. 앞서 상어가 찾아온 근원인 ‘바다 수온 상승’이란 문제도 있다. ‘재미난 얼굴로 다가온 기후위기’는 이슈 자체를 넘어 언론의 기후위기 보도 방식에 고민을 남긴다. 최근 이에 대한 언론기고를 했던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기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경남 지역 산불, 홍수 등 보도가 큰 조명을 받지 못한 현실과 맞물려 “부캉이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로 기후위기를 얘기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했다. 그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게 부정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못 봐도 큰 손해는 아닌’ 기분 좋은 불확실성”을 열풍 배경으로 들며, 기후보도도 지나친 진중함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해당 기고에서 그는 “부캉이 열풍을 기후위기와 굳이 반대편에 세울 필요는 없”다며 대중에게 소구할 스토리텔링과 포장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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