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추천한 공영방송 3사 이사 후보자들의 면면을 둘러싸고 ‘부적격 인사’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KBS, MBC, EBS 등 각 사 노조에선 국민의힘의 이사 추천 철회와 후보자 자진사퇴를 요구한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 결격사유 검증과 임명(제청) 의결을 해야 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6일 국민의힘은 방미통위에 공영방송 3사 이사 추천 명단을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추천 몫 KBS 이사로 △이강덕 관훈클럽 정신영기금 이사장(전 KBS 대외협력실장) △장한식 전 KBS비즈니스 사장(전 KBS 보도본부장)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오정환 전 공정언론국민연대 공동대표(전 MBC 보도본부장) △정재욱 법무법인 태원 변호사를, EBS 이사로 △박기완 전 KBS 원주방송국장 △조한제 전 벡스코 상임감사를 추천했다. 이들 이사의 임명이 완료될 경우 방문진과 EBS 이사회는 출범 석달 만에 13인 정원을 채우게 된다.
방미통위가 요청한 시한을 100일 이상 넘겨 이뤄진 국민의힘의 이사 추천을 놓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MBC본부, EBS지부는 6~7일 일제히 성명을 내어 이들이 임기를 시작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각 방송사 재직 시절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파괴하는 데 가담했던 인물”(KBS본부)이고 “MBC 보도 참사 주요 책임자이자 내란을 옹호한 반헌법적 인물”이거나 “노조 탄압의 밑그림을 그리고 부당노동행위 실무를 총괄한 자”(MBC본부)란 지적이다.
특히 EBS지부는 조한제 이사 후보에 대해 “KBS 부산방송총국장 등을 지낸 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고 과거 이력을 언급하며 “방미통위는 법이 정한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비판 성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흐른 가운데 각 방송사 내부는 방미통위의 이사 임명 및 임명제청 의결 여부와 그 시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KBS 이사는 대통령이, 방문진과 EBS 이사는 방미통위가 임명하는데, 개정 방송3법(KBS·방문진·EBS법)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추천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명’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자동 임명된다. 앞서 방미통위는 민주당 추천 오태규 방문진 이사 후보를 두고 결격사유 논란이 일자 임명 의결을 보류했는데, 그대로 14일이 경과하면서 오 이사는 자동 임명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아직까진 이사 후보들에 대한 법상 결격사유가 뚜렷하게 제기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태규 이사 논란 당시에도 추천권자인 민주당은 물론 방미통위도 결격사유 검증에 책임을 사실상 회피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방미통위가 논란의 인사들을 임명 의결할지, 자동 임명까지 둘지 방송사 내부는 주목하고 있다. 방미통위는 오는 16일 전체회의에 앞서 14일 위원 간담회를 통해 회의에 상정할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KBS의 경우 이르면 주말쯤 새 이사가 임명될 것 같다는 예측이 나온다. KBS 한 구성원은 “늦어도 20일에는 임명돼 이날 예정된 사장 후보자 최종 선출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당에서 추천한 인물은 명확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임명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 구성원도 “방미통위가 정당 가입 이력 등 철저한 검증을 해주길 바라는 상황이지만, 2주 후 자동으로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29일로 예정된 다음 방문진 회의 때 이들 이사들도 출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일단 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