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사이트 분화현상 가속화
참여정부 개혁·남북정책 시각차
전관석 기자 | 입력
2003.08.27 14:14:41
논객들과 네티즌간의 치열한 공방과 독특한 글쓰기 방식으로 지난해 대선 이후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정치칼럼사이트의 분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광범위하게 모여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의견을 개진했던 네티즌들이 참여정부의 개혁정책과 남북정책에 대한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며 새 둥지를 만드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진짜 칼럼주의’를 표방하며 지난해 대선에서 맹활약했던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서 지난 5월 동프라이즈(www.dongprise.
com)와 시대소리(www.sidaesori.
com)가 분화하더니 최근에는 동프라이즈에서 다시 남프라이즈(www.namprise.com)와 씨알소리(www.ssialsori.org)로 연쇄분화되고 있다.
이들 칼럼사이트는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올리는 글쓰기 형식 등에서는 공통적이지만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과 특검, 신당 등 정치적 이슈에 따른 입장차이로 분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논객과 네티즌들이 모여드는 독특한 칼럼을 선보였던 서프라이즈는 정치칼럼사이트의 맏형격이다. 서프라이즈에서 일부 논객들이 이탈해 다른 사이트로 분화한 것은 지난 5월. 서프라이즈에서 활약하던 일부 논객이 정치칼럼웹진 시대소리를 만들었다. 시대소리는 지난 7일 ‘노무현 정부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는 ‘네티즌 직격토론’을 마련했다. 앞으로 현대아산 주식 사주기 운동과 금강산사업 살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동프라이즈는 전통적인 호남정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서프라이즈와 다르다. 동프라이즈의 논객들은 신주류의 신당추진을 강하게 반대하면서 이를 영남패권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는 전북 부안 핵폐기장 건설반대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결집시키고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지역주의논쟁이 일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남프라이즈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옮겨갔다. 남프라이즈는 반-영남패권주의와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주창하고 있다.
서프라이즈에서 시작된 논객들의 이동과 사이트 분화는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차이에 기인하는 측면이 많다. 따라서 이후 참여정부의 대북정책과 개혁정책, 정치권의 판도에 따라 인터넷 정치 사이트의 판도는 계속 달라질 것이라는 게 주위의 시각. 이광호 시대소리 운영위원은“지난해 대선기간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힘을 결집했던 네티즌들이 이제 노 대통령의 정책과 방향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분화하는 현상”이라면서 “칼럼사이트의 이같은 ‘핵분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