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편집 지향, 논조 큰 변화 없을 것"
[인터뷰] 김지영 경향 신임 편집국장
박주선 기자 | 입력
2003.09.24 14:33:33
기사 스타일·활자체 변화 등 시각효과 개선에도 노력
경향신문의 편집국장 직선제 폐지 후 임명동의제 시행 첫 편집국장에 김지영 편집국 부국장이 선임됐다.
김 국장은 “(직선제 폐지 이후에도) 신문의 논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진보적인 편집노선을 취하면서 상품의 질도 진보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지난 16일 편집국원 75.8%의 찬성으로 편집국장 임명동의 투표를 무난히 통과했다. 지난 79년 경향신문에 입사한 김 국장은 사회부장 경제부장 논설위원 노조위원장 등을 지냈다.
-구상중인 신문의 방향은 어떤 것인가.
“개혁적, 진보적인 경향신문의 방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진보라는 말뜻대로 누구보다 변화에 앞서 있고, 진취적인 것을 취할 것이다. 다만 진보진영에 대해 우리와 뜻이 맞다고 해서 무조건 지지하고 잘잘못을 가리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신문의 근본 책무에 위배되는 일은 않겠다.”
김 국장은 이와 함께 “상품의 질을 진보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신문의 기본 덕목을 지키고, 시각적으로도 잘 읽힐 수 있도록 기사스타일, 레이아웃, 활자체 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진보적인 편집노선을 지향하고, 상품질의 진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지면개편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한 방안으로 주말팀을 구성해 주말판을 강화하겠다. 기사체, 레이아웃에 권위적인 요소가 많다. 하루종일, 일년내내 신문의 발전방향을 연구하는 기구를 구성해 이같은 부분을 개선하겠다.”
-기존 신문발전연구소와 기능이 중복되지 않나.
“신문발전연구소는 자체 심의에 치중했다. 새 기구는 사내 심의기능을 떠나 신문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적극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역할 중복을 피하기 위해 신문발전연구소에 기구를 둘지 편집국에 새로 설치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편집국내에 편가르기, 불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직운영 방침은.
“기자들이 스스로 독립언론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편집국장 직선제)을 버리고 임명동의제를 선택한 데는 뼈아픈 염원이 담겨있다고 본다. 두 차례 직선제를 통해 조직내 분파가 생기고 분열 양상으로 번져서 이것부터 치유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친소, 생각차를 무시한 적성과 능력에 따른 인사를 화합의 출발점으로 삼겠다.”
-편집국장 직선제가 폐지되면서 편집권 독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데.
“직선제가 폐지됐다고 해서 사원주주 회사가 오너회사, 족벌언론으로 바뀐 게 아니다. 여전히 기자들이 주주인 회사다. 편집권이 침해될 이유가 없다. 사장이 편집과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취지로 편집인을 임명하기도 했다.(경향은 지난 19일 박명훈 논설위원실장을 신문편집인으로 임명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