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기념 축시-펜의 주인




   
 
   
 
안 도 현





펜의 주인은

펜을 녹슬게 하지 않으려고

언제나 펜을 닦는다네

펜의 주인은

펜 끝을 마르게 하지 않으려고

가슴의 펌프질로 잉크를 퍼올린다네



그의 발걸음이 닿아야

들판은 펼쳐지고

산맥은 꿈틀거린다네

바다는 들썩, 춤을 춘다네



펜으로 어둠을 밝히고

펜으로 불꽃을 만든지 40년,

펜의 주인은

이 세상을 끌고가는 기관사,

무엇을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불의와 싸워야 하고

어떻게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지 잘 안다네



끊어진 길을 잇고

부서진 마음을 붙이는

펜의 주인, 그가 있어

이 세상은 비로소 맑고 뜨거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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