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KBS노조 결선투표 '예측불허'
2․3일 재투표…게시판 비방난무
'인력운영문건' 파문 영향 '촉각'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 | 입력
2004.11.30 16:07:34
제10대 KBS노조 위원장은 누가 될까?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한 후보를 놓고 2,3일 양일간 치러지게 되는 이번 결선 투표는 한마디로 예측불허의 혼전양상이다.
실제로 투표일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혼탁선거가 되고 있다. 선거이슈가 초기 정책대결에서 ‘개혁진영 대 反정연주 사장’ 정서로 모아지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KBS 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삼)가 조사위를 구성, 진상조사까지 벌인 ‘인력운영문건’ 파문도 조사결과에 상관없이 선거에 직․간접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조합원들은 정책선거는 이미 실종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는 조합원들이 공약, 정책보다는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유일한 조합원들의 대화창구인 ‘사내게시판(KOBIS)’이 간접적인 선거운동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KBS 선관위는 1차 선거직후 과열을 막기 위해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불허했다.
문제는 이 게시판에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글이 쇄도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은 “게시판을 쳐다보고 있으면 개혁진영과 기득권 진영간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고, KBS가 처한 현실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중앙선관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거법에 저촉하는 비방 글을 삭제하고 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내부분위기와 달리 양 진영 선거캠프는 차분한 편이다. 오히려 양 진영에서는 선거과열양상을 먼저 우려했다.
기호2번 김용덕(정).류해남(부) 후보진영은 “KBS가 안고 있는 문제를 5천여명의 전 조합원들과 함께 풀어가겠다”며 “어떤 후보가 차별이 없는 KBS를 만들고, 살맛나는 일터로 만들 수 있는지 조합원들의 합리적 판단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기호4번 진종철(정).허종환(부) 후보진영도 “공론의 장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우리의 순수성과 KBS 위상강화, 복지제도 향상 등 진정성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느 후보 진영이 제10대노조위원장이 되든 KBS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또한 이번 선거의 승자와 패자 모두 조합원들의 갈등을 봉합하고, 후유증 해소도 당면 과제다.
다행히 두 후보 진영 모두 이 부분을 공감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조합원들의 몫이 더 크다는 점이다. KBS의 미래를 보듬고 나아갈 노조위원장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조합원 스스로 더 잘 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