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바로서기 하면'안티조선' 철회할 수 있어"
송건호 언론상 수상 '민언련' 이명순 이사장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 | 입력
2004.12.01 09: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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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순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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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언론운동의 방향성도 자연스레 바뀝니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민언련 태생 초기의 과제였다면 지금은 거대 언론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언론운동의 과제입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송건호 언론상’. 제1회 정경희(언론인) 씨와 제2회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씨에 이어 제3회 수상 대상으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선정됐다. 민언련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송건호 선생이 1984년 12월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의 초대 의장을 지냈던 분이기에 민언련의 수상은 더욱 뜻 깊다.
민언련 이명순 이사장은 “사실 처음에는 그 분의 이름이 달린 상을 받는다는 것이 외람 혹은 겸연쩍은 면이 있어서 사양의사를 밝힌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의 민언련 업적 등을 고려할 때 심사위원들의 뜻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년의 민언련을 돌이켜보면 설립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비롯해 금전적으로 인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러나 권력에 말할 수 있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지가 창간됐고 ‘보도자료’를 폭로하고 ‘한겨레’의 창간을 주도하는 등 한국 언론의 민주화 과정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민언련의 정치화와 안티조선 등에 대한 일부의 비판에 대해 이 이사장은 “언론운동의 기본 방침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변한 것은 없다”며 “일부의 비판에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철학이며 민언련 회원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일보에 대해서 “그들의 행위가 미운 것이지 그 자체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선이 언론으로서 그리고 과거에 대해 바로서기를 한다면 얼마든지 안티조선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민언련의 가장 힘든 점은 운영과 관련한 자금 문제”라며 “얼마전 조선일보가 민언련이 마치 정부로부터 돈을 엄청나게 받은 듯이 보도했을 때 이런 왜곡으로 인해 회원들이 동요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오히려 그 보도 이후 회원이 더 늘었다”며 조선에 감사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순수한 자발적인 참여로 활동하는 민언련 식구들과 전국 네트워크의 회원들이 있기 때문에 민언련은 전진할 수 있다”면서 “기자들도 자기 자신을 다른 부분에 종속시키거나 가두지 말고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송건호 언론상’ 시상식은 12월 3일 열리며 민언련 창립 20주년 기념식은 12월 17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