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재정압박 현실화
MBC 명퇴 및 10%임금삭감 추진…KBS 수백억원대 긴축예산 수립
방송3사 사장단 긴급 회동...대안 공동 모색
이종완 기자 korea@journalist.or.kr | 입력
2005.05.04 12:25:45
신문업계가 광고난으로 지난해 한차례 ‘한파’를 겪은데 이어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방통융합시대 도래에 따른 우월적 독과점 체제 상실로 재정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MBC는 지난달 25일 재정난 해소를 위해 명예퇴직 접수와 전 구성원에 대한 10% 임금 삭감 추진방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또 KBS, MBC, SBS 등 주요 방송사 사장들은 3일 오전 긴급조찬 회동을 통해 광고난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대안마련에 나섰다.
MBC는 재정난 해소를 위한 첫 방안으로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와 전직원 10% 임금 삭감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하고 노조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노조는 현재 사측 안에 대해 대의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MBC는 지난 1일에도 올 1/4분기 판매율이 전년 대비 20% 하락해 광고수익이 약 3백억원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 비용절감을 위해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고 프로그램의 경쟁력 회복 등을 통한 수익 증대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을 각 부서에 지시했다.
MBC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4분기에도 1백50억원의 광고수익 감소가 예상돼 연말에는 경영수지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MBC가 마련한 비용절감 세부 시행안 및 절감예상액은 각 국 국내외 출장경비 예산의 10% 축소, 복리성 경비예산 20?30% 축소, 자가운전보조금 축소, 인력개발 예산 대폭 축소, 각 부서 업무예산 10% 축소 등 모두 1백10여억원 상당이다.
또 제작비 재배정의 경우 장르별로 제작비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상대사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고 전략 프로그램에 대한 ‘선택과 집중’ 개념 원칙에 따라 제작비 배정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이보다 앞서 KBS는 지난달 19일 전체 수입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 매출액이 1/4분기 들어 3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자 각 본부와 센터, 지역국에 ‘예산긴축 운영 추진계획’을 하달하고 각 부서별 긴축운영계획을 수립, 제출토록 했다.
KBS가 각 부서에 하달한 긴축규모는 지난해 발생한 6백억 원대의 적자폭을 메우고 하반기 지상파 광고시장의 6?2% 역신장을 염두에 둔 수백억 원 선으로 그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이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의 긴축예산편성이 본격화됨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사장들은 3일 오전 방송협회 조찬회동을 갖고 방송사들이 현재 처한 광고 위기와 이에 따른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모색키로 했다.
특히 이달 중순경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이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광고난 극복을 위한 공동대응방안을 공론화함으로써 광고단가 현실화 등 광고주와 통신대기업들을 직접 압박해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이날 지상파 방송사 3사 사장 조찬모임에서는 뉴미디어 시대 도래에 따른 각종 현안들을 논의하는데 초점을 뒀다”며 “특히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해 조만간 실무팀 회의를 주선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