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는 이성을 회복하라
이른바 북한 위조지폐 논란과 관련, 주한 미국 대사관 측이 납득할 수 없는 공보 행태를 보였다. 한국 정부와 합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포함시키는가 하면 논의된 사항중 일부를 자기 입맛대로 과장하기도 했다.
한국을 방문한 미국 재무부 팀은 불법금융 및 테러자금 거래 방지 등을 위해 ‘일반적 협조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런데 미 대사관 측은 한국 정부에 ‘구체적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 측은 또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도 않은 문구를 제멋대로 사용했다. ‘북한 정부 주도의 불법금융’이라는 문구를 집어 넣어 한국 정부가 마치 미국 정부의 인식에 동의하는 듯이 비쳐지게 만들었다.
이러고서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우기고 있으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 대사관 공보관은 “24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지지한다”면서 “미 대사관은 그 외에 추가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주한 미 대사관 보도자료의 왜곡 과장의 책임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가 져야 한다.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 며칠 전 내정간섭 발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버시바우 대사에게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픈 심정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 사고를 갖춘 외교관의 면모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
2006. 1. 26.
한국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