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검찰은 '안기부 X 파일'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5-08-04 15:59:06
검찰은 '안기부 X 파일'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

검찰의 '안기부 X 파일' 수사가 최근 대다수 일반 국민의 정서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징후가 보인다.

검찰은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기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한 MBC 이상호 기자를 소환하기로 했다.

물론 검찰은 이상호 기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한다. 이 사건의 전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사건보도의 첫 실마리를 잡고 있는 이기자가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상호 기자가 수사진행에 따라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의 신분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통신비밀 보호법 등의 위반을 염두에 둔 듯 싶다. 하지만 이는 언론자유의 심각한 침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수사를 주목하고 있는 국민적 정서와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검찰은 정권 자본 언론이 음습하게 얽힌 X파일 사건의 수사의 경중과 선후를 제대로 헤아리기 바란다. 녹취테이프의 유통 과정파악이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 검은 커넥션이 압축적으로 들어있는 도청내용과 도청행위가 검찰이 추적하고 밝혀야할 급선무이다. 이번 사안은 우리 사회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엄청난 비리 의혹을 취재,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공익 차원의 문제제기이며 이상호 기자는 탐사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즉 기자가 기자 본연의 소명을 다했을 뿐이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기관의 불법도청 내막과 정.관.언,기업의 유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실파악이다. 수사관행과 형식논리를 뛰어넘어 진실을 캐는 검찰의 시대적 용기를 보고 싶어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도청자료의 불법적 유통은 부차적 문제다. 검찰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기 바란다. '안기부 X파일'에는 전현직 검찰 간부들도 언급돼 있다. 검찰이 이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나 공정성의 문제에 자유로울려면 사건의 본질과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기 바란다.

2005. 8. 4.


한 국 기 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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