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사태는 편집권독립이 왜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5-06-24 08:54:44
한국기자협회는 월간중앙 기사 누락 사태를 언론자유 및 편집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규정하고, 이를 공개한 월간중앙 기자들의 용기와 결단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월간중앙 7월호에 실릴 예정이던 ‘자크 로게-청와대-김운용 위험한 3각 빅딜 있었다’ 제하의 기사가 청와대와 삼성 관계자가 중앙일보를 방문한 직후 누락된 것은 권력과 자본의 구시대적 언론관이 여전함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같은 잡지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던 ‘NSC는 대통령 기망했나’라는 제하의 기사도 청와대 압력으로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사실은 그동안 기사로비와 압력행사를 하지 않겠다던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이 허구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고 우리는 본다.

정치권력과 거대자본이 결탁해 언론을 좌지우지한 이번 행태는 국민의 알권리와 편집권을 짓밟는 한편 언론사를 길들이려는 구시대적 작태에 다름 아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번 사건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는 ‘국익을 위한 협조 요청’이라며 책임회피에 급급하기보다 책임자를 문책하고 국민과 해당 기자들에게 마땅히 사과해야 한다. 또한 세계 초일류 기업을 자랑하는 삼성 역시 이번 사태가 그동안 막강한 자본력을 이용해 언론을 좌지우지하려는 태도에서 나왔음을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력이든 경제권력이든 그 어떤 권력도 이 땅의 언론을 자신들에게 굴종케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참여정부와 초일류 기업 정신과도 배치됨을 인식하기 바란다. 권력은 한국 언론이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절제하고 자성하며 봉사하는데 사용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기사를 누락시킨 중앙일보와 월간중앙 사측도 편집권 훼손에 대해 책임지고 편집권 독립에 앞장서주기 바란다.

한국기자협회는 권력과 자본의 외압에 결코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월간중앙 기자들에게 다시 한번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한국기자협회는 또 이번 사태가 미디어산업의 위기를 이유 삼아 전방위적으로 자행되는 편집권 침해를 방어하며, 편집권 독립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2005년 6월 24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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