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외국인 조폭 실체를 한번 파헤쳐봐.”9월 초순 어느 날 저녁, 오병남 편집국장의 주문이 떨어졌다. 머릿속에 ‘청천벽력’, ‘당혹’, ‘난감’ 같은 단어가 스쳤다. ‘조폭’만 해도 버거운데 ‘외국인’과 ‘실체’라는 낱말이 앞뒤로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외국인 조폭’이라고 입력해 봤다. ‘베트남 하노이파 조직원 검거’ &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역시 그랬다. 권력의 사건 처리 방식은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의혹이 짙었다. 책임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손발이 돼 움직인 실무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방식. 사건이 주는 충격보다 국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권력의 자기방어 시스템’이다. 지난 9월 중순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출신인 청와대 행정관이 통신 3사 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토록 압박했다는 정황을 접했다. 코디마는 현 정부의 ‘I
효성 첩보보고서 단독입수
‘효성 건설부문 임원 2명 기소, 효성수사 종결.’헛웃음이 나왔다. 길고 길었던 효성수사의 종결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지난 9월30일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 전파된 검찰 공식 ‘풀’ 내용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수긍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효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06년 은밀하게 시작됐다. 3년 전의 일이다. 수사 본격화 시점으로 따져도 1년6개월을 넘긴 길고 긴 수사였지만 결과물은 너무도 초라했다. 검찰은 “대통령 사돈 기업이라 일반 사건보다 더 철저히 수사했다&
부산MBC ‘미세먼지의 비밀’ 다큐멘터리 진수 보여줘
제229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39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17편이 예심을 통과한 뒤 7개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전체적으로 보면 신문 쪽의 수작이 적었던 반면 상대적으로 방송사의 활약이 돋보였다.취재보도 부문에서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힌 SBS 사회팀의 ‘어깨 탈구 병역 비리 수사’ 보도는 속보성은 물론, 끈질긴 후속 보도를 통해 특종의 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오랜만에 KBS 탐사보도팀이 두 편의 수상작을 내는 관록을 되찾았
외환위기 비밀문서-IMF와 ‘트로이 목마’
외환위기 당시 IMF 합의에 따라 구체화됐던 제도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온 것일까? 외환위기 10년째를 앞둔 지난 2006년, 취재진이 관련 기획을 준비하며 던진 질문이었다. ‘국가주도형 시장 경제체제’에서 ‘완전 개방형 경제체제’로의 대전환은 10여년간 한국사회 구조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그 질문은 자연스레 IMF는 당시 어떤 방향으로 한국사회가 변화하길 원했으며, 또 IMF의 실질적 대주주인 미국은 과연 무슨 생각을 갖고 있었는
신종플루 거점병원 내 최초감염
‘장기간 입원해 있던 환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평소처럼 보건당국에 신종플루 확진환자를 체크하면서 우연히 들었던 얘기였다. 그게 취재의 시작이었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고위험군 환자가 병원 내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 취재진도 충격에 빠졌다. 본격적으로 취재가 이어지면서 거점병원에서 일어난 숨겨진 진실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병원 감염의 특성상 취재에 어려움이 많았다. 병원 내부에서는 함구령이 내려질 만큼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고, 보건당국도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았다. 또 대부
학생들 건강 담보 잡은 교육계
지난 3월 초 우연히 식당 옆 테이블에서 학부모와 아이 사이에 오간 “물백묵 칠판이 분필가루는 안 날려서 좋은데 잘 안 보인다”는 내용의 대화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게 취재는 시작됐다.다음날 도내 초·중·고교 가운데 물백묵 칠판을 사용하는 학교 명단을 뽑아 취재에 돌입했다. 교실 뒷문으로 들어가니 아이의 말대로 칠판이 잘 보이지 않았다. 눈 비침 현상이 취재 중에 목격됐다. 곧이어 해당 제품이 한국표준협회 산업 표준 심의 기준 광택도에 크게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미세먼지의 비밀
“다큐멘터리 소재로 ‘먼지’ 아니 ‘미세먼지’를 다룬다고?” 창사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기획안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었다. “그림이 우선이다!”라는 말을 수습기자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온 나로서도 사실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대기오염과 관련한 공부를 제대로 하고 기획안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지난해 11월, 당시는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아스베스토스’(석면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후반 작업이 진
전자발찌 1년, 내 아이는 안전한가?
아이템은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지난 6월 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탐사보도 연수자리였다. 콘퍼런스 과정은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자신이 만든 기사나 보도물을 상연하는 것을 위주로 구성됐다. 방송쟁이다 보니 뉴스나 다큐멘터리 상연에 자연 관심이 갔다. 그런데 성범죄를 주제로 한 ABC 방송 기획물을 보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영어가 짧아서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방송은 가해자의 얼굴을 체포단계에서부터 그대로 노출하고 있었다. 미국 기자에게 물었다. ‘소송 안 걸리나?’ 1편 방송에서…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알고 싶었다. 독자들에게 알려주기에 앞서 내가 먼저 알고 싶었다. 도대체 지난해 금융위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지난해 가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마침내 폭발했다. 1997년 IMF 경제위기와 달리 지난해 금융위기는 곧바로 현실적인 위기가 됐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많든, 적든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모두 어렵다는 설명만을 주워들을 수 있었다.연중 기획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는 이런 사람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글로벌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