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2) 시간을 달리는 사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당연해진 요즘 우리는 집이나 사무실에 앉아 편하게 택배를 받고 있다. 배송비를 지불했으니 마땅한 일이려니 생각해야 할까.택배기사는 하루 평균 13시간 이상 일하고, 300여개의 물건을 배달하고, 100㎞를 이동하며, 수백 번의 전화 통화를 한다. 그렇지만 처우는 그렇게 좋지 못하다.최근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 저상차량을 요구
[뷰파인더 너머] (21) 귀한 마음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누군가의 고통과 상처에 가닿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양부모의 학대에 숨진 정인이 묘소에서 함께 온 세 명의 여성을 만났습니다. 늦게 와서 미안해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얼마나 아팠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사진 속 티 없는 아기의 미소를 따라 지었다가, 이내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습니다.한참을 기다려 만난 추모객이 반가워 연신 셔터를 누르다가, 일면식도 없
[뷰파인더 너머] (20) "아무리 태양광이 좋아도…" 어느 농민의 탄식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4월 전남 무안 들녘은 푸르렀다. 무르익은 양파밭 한 가운데서 농민 이덕한씨의 초상을 기록했다. 그의 시선은 줄곧 맞은 편 태양광발전소 건설 부지로 향해 있었다. 잿빛 패널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2019년 농지법 개정 이후 간척지 농토마다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태양광발전소가 바꿔놓은 농촌 풍경이다.사진 속 주인공의 목소리를 옮긴다. 아무리 태
[뷰파인더 너머] (19) 코로나19가 만든 풍경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캠핑하기 좋은 계절 5월이다. 더군다나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실내활동을 꺼리면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캠핑 명소로 몰리고 있다. 주말을 맞은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에서 시민들이 차박, 텐트 등으로 캠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자연의 품에서 회복 중이다. 코로나19로 여행패턴이 변하면서 캠핑산업이 급성장했다는 소식을 실감한다. 우리를
[뷰파인더 너머] (18) 10년의 무명생활 그리고 '인생 역주행'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가요계의 역주행 아이콘은 꾸준히 등장한다. 최근 가요계 패턴을 보면 과거 빛을 보지 못한 곡들이 대중의 갑작스러운 소환에 이끌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곤 한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도 롤린이란 노래로 역주행 아이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신드롬의 발원지는 국방TV 위문열차라는 프로인데, 팬이 아니더라도 이 역주행의 서사를 듣고 있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뷰파인더 너머] (17) 정동길을 걷는 이유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인터뷰 하러 회사에 온 박용진김세연 두 정치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신문사 앞 정동길을 걸었습니다. 47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있던 이날, 날씨가 참 끝내줬지요. 이 매력적인 길엔 저만의 사진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화여고 담벼락 앞인데요. 사람들은 덜 다니고, 계절이 잘 드러나는 곳입니다.회사에서 거리가 200m쯤 될까요. 짬을 내 인터뷰하는 바쁜 사람
[뷰파인더 너머] (16) 봄이 간 줄도 모르게 여름이 왔다
유난히 햇살이 따가운 정오였다. 예년 기온을 10도 이상 크게 웃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기 전, 이미 느끼고 있었다. 마치 한여름 날씨 같다. 비현실적이다.사진 속 장소는 태평양에 위치한 휴양지가 아니다. 봄볕 아래 반짝이는 바닷물,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 일렁이는 파도. 이 모든 것들은 가짜다. 시화 간척지에 조성된 이곳 인공 서핑장에선 사시사철 에메랄드빛 파도를 만날 수 있다. 겨울에는 온수로 채워서 운영한다니, 이 공간에서만큼은 계절이 무색해지는 셈이다. 여름 같은 봄날, 비현실적인 풍경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영화 같은 파도
[뷰파인더 너머] (15) 마스크 벗는 그 날이 오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코로나19 시대 두 번째 봄을 맞고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듯 하지만 이제 두 번째 입니다. 그 만큼 우리가 많이 지치고 억눌려 있었다는 방증입니다.4월 중순 들어 또 다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합니다. 더군다나 백신의 효능 불안정성과 수급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마스크만이 개인방역
[뷰파인더 너머] (14) "미안합니다, 하늘에서라도 편히 쉬세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서울 노원구 세 모녀가 살해된 다음 날인 3월24일 국회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1999년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스토킹처벌법은 22년간 총 21회 발의되며 어렵게 통과됐습니다.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범인은 지난해 미성년자 전화스토킹으로 세 모녀 살해 13일 전에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법이 좀 더 일찍 시행됐다면 강도
[뷰파인더 너머] (13) 기념사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노년에 한글을 배워 시를 쓴다는 칠곡 할매들은 이 코로나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할매들의 한글공부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화 칠곡 가시나들 기사를 읽다 문득 궁금했습니다.경북 칠곡군을 찾았습니다. 코로나 3차 유행 이후로 할매들의 배움터는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가는 즐거움을 앗긴 어르신들은 하루가 참 지엽다고 했습니다. 감을 잃지 않으려는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