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400억원 빚진 북한, 어떻게 갚을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북한은 핀란드에 갚아야 할 빚이 수백억원이다. 40년 된 거래대금이다. 1974년 핀란드로부터 펄프와 제지 생산설비를 사고는 비용을 절반도 내지 않았다. 핀란드 정부에 2600만 유로, 민간 기업에 갚아야 할 채무가 600만 유로 규모다. 현재 한화 400억원 가량이다. 최근 핀란드 공영방송 윌레(YLE)는 “북한이 핀란드에 진 빚을 잊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평양에서 북한 외무성 북유럽 대표 박윤식을 인터뷰했다. 박윤식은 북한 내 북유럽 관계를 담당하는 최고위직 공무원이다. 박윤식은 한국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로 확산되는 증오 콘텐츠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회사들에게 극단주의자 콘텐츠 유통에 대한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 특정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편파 발언, 증오 연설(hate speech)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증하는 한편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하원은 특정 국가에서 제재가 어려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이들이 영국 내에서 유통하는 극단주의와 증오범죄의 소재가 될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제거하는지 감시할 계획이다. 일정 기간 내 제
부패 스캔들 늪에 빠진 브라질
브라질이 부패 스캔들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4년 3월 중순부터 시작돼 3년 넘게 계속되는 사법 당국의 권력형 부패수사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서 시작된 부패수사는 중남미 최대 건설업체인 오데브레시로 타깃이 넘어가면서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두 회사의 부패 관행은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뿌리가 깊다. 오데브레시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뿌린 뇌물이 우리 돈으로 3조8350억원에 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
드라마로 보는 중국 정치
요즘 중국에서 이걸 보지 않고선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드라마가 있다.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란 55부작 정치 드라마 얘기다. 중국 최고의 인기 채널인 후난(湖南) 위성TV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에서 동시 방영 중인 이 드라마는 지난달 28일 첫 전파를 탄 지 일주일만에 10억 뷰(view)를 기록하는 등 중국 대륙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사드(THAAD) 파문으로 중국에서 자취를 감춘 한류 드라마의 절정기 인기를 능가하는 기세다. 드라마 원작인 작가 저우메이썬(周梅森)의 동명소설은 벌써 동이
촌탁정치, 촌탁보도
최근 2개월간 ‘촌탁’이란 단어가 일본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베 수상을 지지하는 우익성향의 학교법인 모리모토 학원에 국유지가 헐값에 매각됐다는 스캔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베 수상과 야당간의 국회 설전에서 등장한 이후 일본 사회 전체로 퍼지고 있다. 일개 학교법인에 국유지를 매각한 것을 국회에서 다루게 된 것은 모리모토 학원의 명예교장이 아베 수상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였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들이 이번 사태를 아키에 스캔들로 명명한 것도 이런 이유다. 야당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싼 가격에 국유지를 매각한 것은 명예
브레이트바트 뉴스와 위클리 스탠더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트럼프는 지난 1월20일 취임한 직후 첫 공식 행사로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했다. 트럼프는 그 자리에서 “기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정직한 인간들”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그 이후 CNN, 뉴욕 타임스(NYT) 등 미국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부른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차 총회 연설에서 급기야 언론을 ‘국민의 적(enemy of the people)’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막말에 익숙
소시지 굽는 핀란드 선거철
핀란드 사람들은 소시지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 일반적으로 ‘소시지’라고 하지 않고 ‘마까라’란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를테면 한국인이 잘 아는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와는 모양과 맛이 조금 다르다. 마까라는 굵기가 오이정도에 길이 한 뼘 가량으로 별다른 야채를 첨가하지 않고 고기 자체로 맛을 낸다. 칼집을 비스듬하게 내어 주로 장작불에 구워 먹는데, 여름이고 겨울이고 야외 활동에 거의 빠지지 않는 메뉴다. 숲 속 산책로나 호숫가 통나무집에 앉아 마까라 구워 먹는 소풍이야말로 가장 소박하고 간편하게 핀란드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
BBC ‘탄핵’ 방송사고가 시사하는 것
지난 9일 BBC 방송은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를 초대해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의 탄핵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진지한 분위기는 켈리 교수의 자녀 두 명이 방문을 열고 등장하자 깨졌다. 당황한 켈리 교수가 말문을 잇지 못하는 동안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어머니가 뛰어들어왔다. 그리고 아이들을 날렵하게 방문 밖으로 끌어당겨 그 난처한 상황을 수습했다. 일 분도 채 되지 않은 사고였다. 하지만 그 여파는 일주일이 넘도록 확산되고 있다. 탄핵이라는 진지한 주제와 어울리지 않게 해맑기만 한 아
박근혜 탄핵과 호세프 탄핵, 닮은 점과 다른 점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해 브라질 언론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6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두 나라에서 벌어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여러 면에서 닮았기 때문이다.우선 양국 모두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거대한 국민 저항에 직면해 탄핵으로 쫓겨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상식을 새삼 확인해준 촛불 민심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원동력이 됐다면, 브라질에서는 ‘새로운 브라질’을 요구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인대와 숫자 두 개
중국의 3월 초·중순은 ‘정치의 계절’이다. 정부나 권력기관의 활동이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중국의 정책 결정 과정은 언론의 접근권 밖에 있다. 1년에 유일한 예외가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다. 회의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고 각료급 간부의 기자회견만 열여덟 차례 열린다. 정규 기자회견 이외에도 행정부 각 부처 장관들이 인민대회당 회의장으로 출입하는 복도인 ‘장관 통로’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간이 회견이 이뤄진다. 복도에 진을 친 기자들이 지나가는 장관들을 불러세워 질문 공세를 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