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와 시기심
한국 언론은 왜 미일 관계를 질투하는가. 한국은 왜 일본과 공동보조를 맞추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지난달 22일 일본 언론사의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일본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황망한 질문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머리속에서 질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필자가 출연한 방송은 후지 텔레비전이 운영하는 위성방송 BS 프라임 뉴스라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4월부터 시작한 토론전문 뉴스 프로그램으로 평일 저녁 8~10시 방송하는 시사 뉴스 프로그램이다. 특정
머독과 트럼프의 유착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편집장 제러드 베이커(Gerard Baker)가 뉴스메이커로 등장했다. 그는 지난 2015년 11월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자로 나서 미국 유권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토론회 사회를 멋지게 소화해서가 아니다. 영화배우 율 브리너(Yul Brynner)처럼 완전 대머리인 그가 폭스 비즈니스 채널이 생중계하고, 1350만명 가량이 시청한 토론회에서 악센트가 진한 영국 영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영국 사람이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영국의 BBC 방송 프로듀서, 파
산타 마을과 요우커, 그리고 ‘알리바바’
2017년 1월 모일 핀란드 북부 도시 로바니에미 공항의 풍경. 대형버스와 택시들이 예약 손님들을 기다리며 눈보라 속에 서 있다. 항공편 도착 전, 공항 대기실은 아직 한산하다. 헬싱키에서 한 시간 삼십 분 전에 이륙한 여객기 한 편이 10분가량 늦게 착륙한다. 순록과 산타클로스 장식으로 꾸며진 수화물 벨트 구역으로 관광업체 직원들이 조용히 모인다. 영어와 스페인어,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로 쓰인 ‘환영합니다’ 손팻말을 들어 올린다. 이윽고 들어오는 승객들. 두툼한 겨울 점퍼에 털모자와 목도리, 폭신해 보이는 부츠로 단단히 무장했다
영국 시민들 “우리는 트럼프를 거부한다”
“콜빈은 시위를 이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나라를 이끌겠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영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런던만해도 의회가 있는 팔리아멘트궁으로부터 대학가, 총리관저가 위치한 다우닝스트리트에 이르는 시내 곳곳이 그에 대한 반대집회로 들어차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27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답례 차원에서 국빈 자격으로 트럼프의 영국 방문을 추진한 것이 문제가 됐다. 런던 시민들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어게인 룰라’…중남미 좌파 부활의 전주곡?
작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 이후 위축됐던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파 정부가 약속한 성장과 일자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사법 당국의 수사를 통해 우파 정부 인사들의 부패 실상이 차례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분노와 실망감이 확산한 결과다. 정상적인 선거를 치르지 않고 탄핵으로 정권을 넘겨받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취약한 정당성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2017년이 시작되면서 브라질 정치권은 일찌감치 대선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언론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유력 대선주자들을
교과서까지 고쳐쓰는 중국의 전승공정
“‘8년 항전’ 대신 ‘14년 항전’의 개념을 확실히 하고 교과서도 개정할 것.” 중국 교육부의 2017년 1호 문건, 다시 말해 새해 들어 처음으로 일선의 각급 교육 당국에 내려보낸 문건의 핵심 내용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중국과 일본 제국주의가 정면으로 맞붙은 중일전쟁은 1937년 노구교(盧構橋·루거우차오) 사건을 계기로 발발해 1945년 일제 패망때까지 계속됐다는 게 지금까지의 역사해석이었다. 1937년 7월7일 베이징 외곽의 노구교 인근까지 진입해온 일본군과 중국군 사이에 교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대륙
소녀상인가, 위안부상인가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에 위치한 일본 총영사관 30m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통행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소녀상을 철거했던 부산 동구청이 시민들의 반발에 소녀상 설치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소녀상 설치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힘든 문제라며 소녀상 설치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고 지난 6일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총영사의 일시 귀국,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부산총영사관 직원의 부산시 관련 행사 참석도 보류한다는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백악관 브리핑실 49석의 주인이 바뀌나
“도널드 트럼프가 이겼고, 미디어가 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이렇게 선언했다. 폭스 뉴스, 월스트리트 저널(WSJ), 워싱턴 타임스 등 극소수 미디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언론사와 기자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막으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이제 패자인 미디어는 승자인 트럼프가 언론에 어떤 전리품을 요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와 그의 측근은 조금씩 그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트럼프 진영이 요구한 첫 번째 전리품은 백악관 브리핑실과 기자실이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언론사에 ‘앵그리 이메일’ 보낸 핀란드 총리
공영방송이 ‘총리 친인척 특혜 의혹’을 보도하자 총리가 언론사에 무더기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총리가 직접, 7시간 동안 17통 넘는 메일을 전송했다. 해당 언론사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관련 의혹 보도를 중단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이에 반발한 중견 기자 두 명이 ‘부당한 압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냈다. 총리가 기자에게 보낸 분노의 이메일은 압력일까 아닐까. 세계언론자유지수 1위를 차지해 온 핀란드의 현 총리, 유하 시필라(Juha Sipila)의 근황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건 지난달 25일 공영방송 윌레(Yl
브렉시트에 고립된 영국 대학, 남은 건 추락?
연구중심의 교육제도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으며 영국은 그동안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외국인학생을 유치해왔다(OECD 2014년 조사 참조). 교육 산업이 관광, 금융과 함께 국가의 3대 산업으로 꼽혀 온 것도 이러한 유학 사업의 성공에 힘 입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호시절은 올 해로 끝이다. 지난 6월에 치러진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드러난 후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영국대학에 대한 지원율이 급감하고 있다. 캠브리지 대학을 필두로 영국 대학들로부터 사상 최대의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