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봉화 광산 매몰 사고 221시간
책상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봉화 광산 매몰 사고 221시간 취재는 오롯이 현장을 지킨 덕에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기적의 생환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려봅니다. 매몰 사고 발생 초기부터 경북 봉화의 아연 채굴 광산을 주목하는 여론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구조 작업이 이어지던 중 이태원 참사라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며 봉화의 소식은 점점 더 잊히게 됐습니다.현장 상황은 애초부터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광산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반이 지나서야 119에 처음 신고를 했습니다. 뒤늦게 착수된 구조 작업은 좀처럼
[이달의 기자상] 화물차를 쉬게 하라
시사IN은 2021년 스쿨존 너머 기획으로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린 피해자들을 조명했습니다. 많은 사고가 화물차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의 운전시간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DTG라는 장치를 알게 됐습니다.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제출된 화물차 3만7892대의 한 달치 DTG 데이터를 입수했습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한상진 교수와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김승범 VWL 소장의 도움을 받아 분석했습니다. 화물기사 김원식씨의 24시간을 동행했고, 기사 2만5000여명에게 온라인 설문을 돌렸습니다. 대안으로서 안전운임제의 쟁점을…
[이달의 기자상]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제주의 지하수는 국내 생수시장 1등 브랜드인 제주삼다수의 원수다. 하지만 제주의 지하수는 현재 함양량 감소와 오염이라는 2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원인으로는 가축분뇨 처리시설 관리 미흡과 축산액비 부적정 살포가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한 지하수 관정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한라일보는 제주의 지하수 위기 요인 가운데 지하수 오염에 주목했고,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을 조사하기로 결정해 지난해 4월 초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5월부터 본격적인 현장 탐사에 나섰다. 농경지와 초
연합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 정권 초 인사 난맥상·권력 내부갈등 드러내…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이달의 기자상]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이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취재에 도움을 주신 다수의 취재원에게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가정보원은 보안의 장벽이 높은 탓에 여러모로 취재가 여의치 않은 곳입니다. 내부인이든 외부인이든, 그 안의 실상을 전하는 데 적잖은 부담이 따릅니다. 이를 감수하고 기자들을 믿어준 취재원들이 없었다면 이번 기사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조상준 전 기획조정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인사였습니다.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는 대통령실의 설명도, 국정감사 하루 전이라는 사직 시점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사의 표명을
[이달의 기자상] 강종현 빗썸… (가짜) 회장님의 실체 추적기
디스패치는 알다시피 연예매체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 사고를 취재했지만, 그래도 연예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의 출발점도 연예뉴스였습니다. 박민영과의 열애설을 시작으로 강종현,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비덴트, 빗썸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취재를 진행했습니다.사실 작정하고 숨은 자의 흔적을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료를 확보하고, 숫자를 분석했습니다. 상장사 3곳의 8개년도 공시도 전수 확인했습니다. 3개월 동안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숫자들을 따라가며 머니게임의
[이달의 기자상]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굽이친 역사를 닮았습니다. 한국전쟁 때, 살던 곳을 등지고 부산에 내려온 사람들은 산자락에 터를 잡았습니다. 부산항에 뱃고동 소리가 가득했던 1970년대, 하역 노동자와 고무공장 여공에게 산복도로는 값진 보금자리였습니다. 오늘날 산복도로는 사람이 떠나고 빈집만 남아 생활에 필요한 시설조차 낡았습니다. 정부가 2010년대부터 도시재생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수백억원의 돈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합니다. 그사이 가장 부산스러운 이야기는 날마다 흩어지고 사라졌습니다. 산복도로에 빨래방을 차리고 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자고 20
[이달의 기자상] ASF 울타리 복마전: 2천억은 어디로 갔나
국가 예산은 남의 돈이 아니라 우리 돈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피 같은 예산은, 꼭지만 돌리면 나오는 수돗물 취급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2년 넘게 의문을 품었던 환경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울타리 설치사업이 그랬습니다.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환경부의 한 장짜리 자료. ASF 울타리는 전국 22개 시군에 걸쳐 2693.2km 설치됐고, 예산 177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환경부는 ASF가 비상재해라고 해석해 전량 수의계약을 택했습니다. 1년 차, 2년 차, 3년 차까지도 모두 수의계약이었습니다.그러자 복마전이 펼쳐졌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감사원은 4대 사정기관으로 꼽힙니다. 직전 정권이 추진해온 주요 정책에 대한 감사가 곧바로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것만 봐도 감사원이 지닌 막강한 권력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정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전 정권과 관련된 감사가 동시다발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의 경우 해경이 월북 시도가 있었다는 문재인 정부의 수사 결과를 뒤집은 바로 다음 날 착수됐습니다. 전 정권을 상대로 한 공개를 해오던 유병호 사무총장이 취임하고 이틀 뒤 전격적으로 이뤄진 감사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웠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한국 정치에서 북한은 마법 카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이슈든 북한과 관련되기만 하면 여론이 두 쪽으로 쩍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은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종북, 친일과 같은 색깔론을 치트키처럼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문제들 앞에선 진영과 상관없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가 그렇습니다. 북한에 우리 국민 6명이 10년 가까이 억류돼있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이들의 생사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억류자 가족들은 숨죽인 채 살고 있습니다.기사를 준비하는 내내 무력감과 싸워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