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
카카오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제보한 대리운전 기사를 마포의 공영주차장에서 만난 건 지난 7월,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전날이었습니다. 그나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지만 그는 생업을 뒤로한 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카카오가 상생과 혁신을 약속했지만 일방적인 가격 정책으로 기사들을 치킨게임으로 몰아간다는 호소였습니다.진출한 모든 시장에서 카카오는 손쉽게 갑이 되었습니다. 국민 메신저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귀여운 캐릭터는 이용자들을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진출하는 업계마다 소상공인들은 사탕을 잘못 먹었다며
[이달의 기자상] 건설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약 3개월 간 건설노조 관련 취재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균형감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여기서 균형의 의미는 물리적 균형이 아니라 일종의 화학적 균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건설노조원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벌여 온 각종 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벗어나기 힘든 비정규직의 굴레 때문이었다고 말입니다. 반면 노조에 가입조차 못하고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이들은 이게 다 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이렇듯 입장 차이가 큰 양쪽이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문제가 결국 불안
[이달의 기자상] 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이게 공정인가. 지난 9월 한 달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이 수없이 되뇌었을 말이다. 억울한 죽음을 막겠다며 병상을 모조리 내어 준 민간 병원들, 병상 동원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병상을 내놓은 대형 병원들 모두 정부의 갑작스러운 손실보상금 삭감과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지침에 좌절했을 것이다.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200명대를 유지하던 지난 6월 전담병원에 대한 보상 규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7월분부터 손실보상금을 대폭 줄이고, 10월분부터는 파견 의료진 인건비 지원까지 끊을 계획이었다. 평택의 한 전담병원은 8월30일 지급
[이달의 기자상] LPG 담합의혹 연속보도 '가스와 언론'
취사와 난방에 쓰이는 생활필수품 가스. 그 중에서도 LPG는 제주도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도시가스가 본격 보급됐기 때문에, 여전히 85%의 제주도민은 LPG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수 소비재이자 공공재적 성격까지 갖고 있습니다. 특히 배관설치 비용 때문에 읍면지역은 앞으로도 LPG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런데 LPG를 제주로 들여오는 도매상은 네 곳에 불과합니다. 언제든 담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인데, 실제로 담합 의혹은 잊힐만하면 불거졌습니다. 그럼에도 민간의 영역이라며 감시의 사각지대
[이달의 기자상] 기상장치(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서기 전까지 루틴이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일입니다. 기상 정보에 따라 옷을 더 입거나, 우산을 챙기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상청 예보에 불만이 많을 때도 많았지만 대체로 그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그런데 기상전문가와 대화하던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상관측장비가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공공기관이 비슷한 장비를 설치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기상청 관계자들이 항상 얘기하는 예측은 제대로 된…
기호일보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추적보도 돋보여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
[이달의 기자상]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 금감원 실태조사 나섰다
만약 머지포인트가 지속 가능한 모델이었다면 혁신적인 신사업이 됐을 것이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야 2%대라고 하는데, 20% 수익을 한도 없이 가져다주는 금융상품이나 마찬가지다.모두가 알다시피 이런 상품은 존재할 수 없다. 국가나 지자체가 세금을 투입해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10% 할인이 고작이고 구매한도도 제한돼 있다. 그런데 머지포인트는 이런 상품을 3000억원이나 발행했다. 600억원이나 되는 수익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는지 아직 아무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이런 불안요소 때문에 전자신문 보도 이전에도 소비자들 사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도 소비자다
이번 기획의 시작은 부끄러움이었다. 지난 6월 단건 취재 목적으로 찾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 눌러앉아 4시간동안 장애인소비자운동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한국 사회는 장애인을 복지의 수혜자, 재활의 대상으로 바라볼 뿐 소비의 주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나 역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그 부끄러움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 많이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으로 바뀌어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실제 장애인들을 만나 들은 얘기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생생했다. 그들에게 어떤 얘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겪
[이달의 기자상]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
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충분합니다., 조사 결과, OO 지역이 최적지입니다. 흔히 정부기관이나 자치단체가 어떤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할 때 근거로 내세우는 정책연구 결과입니다. 사업이 이상해도, 석연치 않아도 정책연구 결과가 있으면 대부분은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런데 이상합니다. 분명히 정상적으로 정책 연구가 이뤄지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이 추진되는데, 왜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걸까요. 이상하다 잘못됐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정부나 기관, 지자체는 정책연구 결과 탓만 합니다. 정책연구 결과대로 사업을 추진했을 뿐이라
[이달의 기자상] 혜린이의 비극, 그 후
성폭행 가해자의 선고를 열흘 앞두고, 여고생 혜린이는 스스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가해자가 온당한 처벌을 받길 원했던 아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겪고도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삶의 의지를 불태우던 아이였는데 말이죠. 혜린이는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어른들은 늦었지만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야 했습니다.혜린이의 부모님은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단서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혜린이가 죽기 직전까지 페이스북 단체 채팅방에서 또래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