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LG 회장 고모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안타깝지만 법을 어긴 건 아니잖아.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원청이 계약을 끊으면 그만이고, 고용승계는 해주면 감사할 일이지 노동자가 감히 요구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이 사태는 그저 안타깝지만 별 수 없는 일에 불과했습니다.이상했습니다. 모두 법대로 했다는데, 그저 열심히 일한 누군가 억울함을 품은 채 생계의 위협에 내몰렸습니다. 이게 법을 잘 지켜 벌어진 일이라면 더 큰 문제 아닐까 싶었습니다.노동자이면서 기업 논리에 자신을 맞춰온 이들은 왜 떼 쓰냐는 말을 뱉기 시작했습
[이달의 기자상] 중간착취의 지옥도
처음에는 중간착취라는 말이 낯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중간착취의 배제(9조) 조항이 있었지만, 입에 잘 붙지 않았습니다.용역파견업체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을 인터뷰하면서 조금씩 윤곽이 그려졌습니다. 노동자를 고용한 후 원청의 일터에 보내는 것이 용역파견업체가 하는 일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원청으로부터 받은 노무비에서 노동자 1인당 매달 수십 만~수백 만원을 관리비라는 명목으로 떼어갔습니다. 업무지원, 고충처리, 복리후생 등 회사로서의 의무
[이달의 기자상] 문중원 기수 사건 불공정
2019년 11월29일 고 문중원 기수는 오랜 꿈을 접었습니다. 경마 산업 전반의 부조리를 유서에 남긴 채 세상을 등졌습니다. 특히 그는 조교사 개업 심사의 부당함에 크게 좌절했다고 털어놨습니다.유학을 다녀오고, 좋은 말을 확보하고, 온갖 노력을 다해 조교사 면허를 따도 경마 감독 격인 조교사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는 한국마사회 간부와의 친분에 따라 마방을 배정받는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고발했습니다.부산경남경마공원에 찾아온 7번째 비극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죽음을 막으려면 유서에 나온 부조리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교
[이달의 기자상] 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
사진기자들에게 날씨는 무어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징글징글 할 때도 있고, 반가울 때도 있고, 폭설폭염폭우경보 등 집에 머무르기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취재지시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일상의 평범한 스케치 속에서 만난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서울역 대합실에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스케치를 마친 뒤 함박눈이 내리는 밖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한 신사가 노숙인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는 모습을 봤고 30여초동안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사진 속 신사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그날 오후 서울역을 다시 갔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보도… 공정성 확보 메시지 던져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
[이달의 기자상]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정치인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대거 공채를 통해 공직에 채용됐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암암리에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추측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취재는 왜 해야 할까. 보도는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관행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성남시 공공기관에 부정채용이 있다는 목소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새어 나왔다. 하지만 한 발 더 들어가서 그 이야기가 어떤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살펴보는 보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된 취재는 두 달여간 계속됐다. 취재 과정에서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
[이달의 기자상]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전봉민 의원은 건설사 두 곳에 6억8000만원을 투자해 대주주가 됐습니다. 회사들은 단기간에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지분 가치는 125배 불어났습니다. 이 기간 전 의원은 부산시의원이면서 회사 임원이었습니다. 두 회사의 수년 치 감사보고서를 뒤져 흩어진 정보들을 찾아냈습니다. 아버지 전 모 회장이 최고경영자이자 최대주주인 회사와 관련돼 있었습니다. 회계 전문가들도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세청을 통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전 의원 일가는 1조원대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고 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방배동 모자의 비극
사망한 어머니는 몇 달간 집에 방치됐고, 장애인 아들은 노숙을 한다. 믿기 힘든 제보를 전해 듣고 찾아간 주택 입구에는 주인 없는 우편물이 가득했습니다. 건강보험료 미납 통지서가 눈에 띄었습니다. 약 100개월간 체납된 건보료, 장기요양 보험료만 563만750원. 방배동 모자가 비극에 직면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아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죽음은 수개월 동안 파악되지 않았고, 30대 중반인 아들의 장애 여부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공과금이 연달아 체납돼도 위기 가구로 지정되지도 않았습니다.보도로 문제를 널리 알리는 게 목
[이달의 기자상] 소방관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지난 2018년 5월이었습니다. 간부 교관의 위협적인 폭언 속에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집에 온 부산진소방서 46살 이정렬 소방관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습니다. 한숨 짓던 동료들과 하염없이 울부짖던 아내, 아빠의 근무복을 매만지던 어린 두 자녀의 그 장례식 풍경을 기억합니다.이 소방관이 아직도 그대로냐며 하늘에서 원통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걸까요? 그의 동료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긴 호흡의 취재로 최근 10년간 비위 자료를 입수해 냈습니다. 간부들이 부하직원을 몸종처럼 부려먹고 부정하게 수당을 타가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피서
[이달의 기자상]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튜브를 좋아한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0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45%가 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40개국의 평균 유튜브 이용률이 27%라는 점에서 압도적인 수치다. 유튜브 시스템의 핵심은 추천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은 개별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으로 영상을 추천해준다. 보던 것과 비슷한데 조금 더 자극적이어서 자주, 긴 시간 시청하게 만든다. 알고리즘과 특정 정치 성향의 영상이 결합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해외에선 유튜브가 이용자들의 정치적 확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