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실 확인·깊이 있는 보도 추구해야”
‘노장은 죽지 않는다.’ 올해 40년차 저널리스트 임철순 한국일보 논설고문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1974년 만21세의 나이로 한국일보에 입사해 줄곧 한길을 걸어온 언론인. 지난 2012년 말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그는 여전히 날카로운 펜촉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최근에는 ‘1개월 인턴기자와 40년 저널리스트가 만나다’를 e-book으로 출간했다. 지난 1년여 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1개월차 인턴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공공연하게 ‘기레기’라 불리는 기자들.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심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진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화월(火月).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있던 1991년 5월은 말 그대로 ‘불의 달’이었다. 그해 4월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지자 이에 항의해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등 학생 10여명이 제 몸에 불을 붙였다. 이어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분신하자 검찰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누명을 씌워 전민련 동료 강기훈씨를 기소하기에 이른다.“너무나 명백하고 억울한 일인데, 많은 사람들은 무관심하더군요. 대중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은 꼭 기사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종이신문 만드는 디지털 매체…변화 이끌겠다”
“편집국장 자리에 있는 동안 디지털 퍼스트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고 물러나겠다.”지난 1일 취임한 임정효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 발맞춰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파이낸셜뉴스. 임 편집국장은 회사의 방향이 디지털 퍼스트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변화는 자기가 이뤄내야 할 몫이라며, ‘종이신문을 만드는 디지털 매체’로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은 회의 시스템이었다. 지난 13일부터 아침에 하던 지면 회의를 오후 2시로 미루고 그날의 이
“공자님 말씀은 그만, 실천으로 보여줄 것”
“오늘이 국장 4일차. 벌써 체력이 올인된 기분이다.”지난달 30일, 박래용 국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한 줄 단상이다. 나흘 전 편집국장에 취임한 그는 인터뷰 요청차 건 전화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다”고 호소했다.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편집국장에 지명된 후 “모든 일은 1할이 기획이고 9할이 실천”이라며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고 강조했던 그는 국장에 취임하자마자 지체 없이 머릿속 구상들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한바탕 전쟁과도 같은 회의를 마치고 채 숨도 돌리지 못한 그를 서울 정동 경향신문 6층 편집국장실에서
“피해자든, 취재진이든 상처 외면받지 않아야"
10년 전과 달라진 건 없었다. 현장에서 깨져가며 배워야 했던 것도, 기자라는 이유로 모든 감정을 억눌러야 했던 것도 똑같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통한 반성이 보도국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이정애 SBS 기자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뉴스추적’에서 사건·사고 현장을 누볐다. ‘트라우마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결정적 계기는 2001년, 성폭행 피해자였던 8살 여자아이를 취재하면서다. 방구석에 웅크려 앉아 스케치북에 검은 칠을 하던 그 아이는 한 병원 소아정신과의 도움으로 입원했지만 “미친 사람
박준영 전 전남지사 “기자들은 왜 팩트대로 쓰지 않나”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만난 곳은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 한 사무실이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2004년 보궐선거에서 전남지사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지난 6월30일 10년간의 전남도정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전남도청 소재지인 남악 신도시에 거처를 마련해 지내고 있다. 지난 17일 인터뷰에서 박 전 지사는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언론 문제, 해직기자, 정치까지 다양한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퇴임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책 읽고 건강관리 하면서 지낸다. 충전의 시간이다. 그러다 비가 많이 오면 농작물 걱정을 한다. 지
“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 광주에 갔습니다”
1980년 5월21일, 최유찬 동아방송 기자는 광주로 향했다. 계엄군의 총칼에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곳이었다. 기자라고 안전을 장담할 순 없었다. “진실보도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사건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 언젠가는 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가야 했습니다.”동아방송 기자로 1980년 5월 광주를 현장 취재한 최유찬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5·18 기념재단이 발간한 ‘80년 해직 언론인 증언집’에 취재기를 실었다. 그는 광주에서 겪고, 보고, 들은 것을 서술하며 80년 5월 신군부가 저지른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했다.당시
“소설쓰기는 나와의 싸움이죠”…
기자 그만두고 전업 작가 변신올해 장편 5편 목표…3편 끝내기자 경험 살린 사회문제 천착다양한 소재에 목말라 있는 문학계에 단비와 같은 신진 작가가 나왔다. 주인공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장강명씨.장 전 기자의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공동 제정한 수림문학상 제2회 당선작으로 지난달 25일 선정됐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이후 그가 받은 두 번째 상이다.그는 지난해 9월 전업 작가로 변신하기 전까지 11년 간 동아일보 기자로 활약했다.…
고개를 들면 역사가 보인다
‘고개를 들면 역사가 보인다.’ 궁궐이나 서원, 정자, 누각, 사찰, 고택 등에는 옛 현판들이 걸려 있다. 사람들은 흘낏 한번 쳐다볼 뿐 쉽게 지나치지만, 그는 달랐다. 고개를 들어 ‘건물의 얼굴’인 현판의 가치에 주목했다. 김봉규 영남일보 편집위원이 최근 ‘현판기행’을 출간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이야기가 있는 옛 懸板(현판)을 찾아서’를 묶은 것이다. “현판은 흔히 볼 수 있는 데다 한자로…
“새로운 시도 주저하지 않아…변화 거듭하며 진화할 것”
아침 7시, CBS 표준FM 98.1MHz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하근찬의 아침뉴스’로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CBS 하근찬 앵커. 최근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을 수상한 그는 “더 잘하라는 의미”라며 “열악한 라디오 매체 환경에서 청취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2012년 12월3일 앵커석에 앉은 지 어느새 1년 반이 지났다. 부담감은 여전하지만 처음의 무게감은 그 이상이었다. 메인뉴스인 아침뉴스에 기자 이름을 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