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오보' 대충 넘긴 한국 언론
구충제가 코로나19 치료제라고 믿는 사람들 때문에 죽겠어요. 그게 진짜 효과가 있으면 이 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사망하겠냐고요.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인 의사의 하소연이다.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은 작년 말부터 이 땅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돌더니 일부 고위 관료와 정치인까지 가세했다. 그때마다 가짜뉴스 확인 사이트에서 혹스(Hoax)라고 판정했지만 이버멕틴 가격이 폭등하는 등 민심은 반대로 흘러갔다. 변변한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이곳 현실이 반
공정과 법치
지난 2016년 산둥성 지난에서 열린 중국 기업인 연례 회의에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중국 최대 사교육 기업인 신둥팡 창업자 위민훙 회장이 조우했다. 위민훙은 마윈에게 아마도 10년간은 알리바바가 존재하겠지만 100년 후에는 없을 거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도 교육은 존재할 거고 신둥팡도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마윈은 10년 후에도 알리바바가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 말대로 교육은 계속 존재할 거다. 그렇더라도 신둥팡이 반드시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두 거물 기업인의 입씨름에 당
'줘도 안 맞는' 미국인들의 백신 기피
100달러 현금 보상, 무료 식사, 백신 접종장소까지 교통편 제공, 복권.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사람들에게 미국 각 지역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들이다. 코로나 백신이 차고 넘쳐 이젠 동네 수퍼마켓에서 파는 감기약 만큼이나 구하기 쉬워졌지만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함에 따른 조치들이다. 백신을 맞고 싶어도 예약을 못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한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풍경이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백신 접종률을 높여 미국을 단시간 내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립기념일(7월4일)
하이브리드 근무와 미디어의 숙제
구글 캠퍼스(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인근에는 구글을 오가는 통근 버스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구글 사옥 출입구 곳곳에는 당신이 여기에 있어서 정말 기쁘다는 문구도 눈에 띈다. 현재 구글은 오는 9월 재택근무 종료를 앞두고 준비 기간을 주고 있다. 원칙은 재택근무지만, 출근을 해도 막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사무실 복귀를 해야하기 때문에 익숙치 않을 직원들을 위해 배려 기간을 주고 있는 것이다.혁신의 산실 실리콘밸리는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이 온라인 세상이었다. 프리몬트에 공장을 보유한 테슬라를 제외
독일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2021년 독일연방의회(Bundestag) 선거가 두 달여 남은 지금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뒤를 이을 인물이 누구일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르켈은 2005년 11월22일부터 연방 총리직을 맡아 현재까지 16년 동안 국가수장으로서 활동해왔다. 예정된 대로 올해 10월 퇴임하면 전 서독 총리이자 독일연방 초대 총리를 역임했던 헬무트 콜(1982~1998년)과 함께 최장수 독일연방 수장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메르켈이 재임하는 동안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4회, 영국에선 5회의 대통령 또는 총리선출을 위한 투표가…
7월23일 저녁 8시
2020도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7월23일 저녁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녹색 등 5가지 색상을 모자이크 형상으로 섞은 6만 800여 관람석 전체가 텅 비었다. 하객 없는 결혼식장처럼 개회식은 쓸쓸하고, 삭막하고, 적막했다.제126대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개회식 시작을 알렸다. 일본 국기 히노마루가 게양되고,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됐다.5년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메인 스타디움 트랙을 밟았다. 환호와 함성은 없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현장을 기록할 여유도 없다
인도발 비행기와 마스크 착용 면제
이륙 전 비행기 안, 파키스탄의 대도시인 카라치 공항을 떠나 UAE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게 있다. 있어야 할 승객들이 없다. 최근 UAE 정부가 인도와 파키스탄 등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을 원천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UAE에서 파키스탄으로 갈 때는 승객이 꽉꽉 찼었는데 다시 돌아올 때는 승객 0명인 이 기묘한 광경에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객실승무원들은 승객이 없으니 할 일이 없다. 텅 빈 좌석에 편하게 앉아 수다를 떨면서 합법적인 휴식을 취한다. 조종석 안 필자의 왼쪽에 앉은 기장은 인도 출신이다. 기장은 이런…
신음하는 '위대한 물'과 '지구의 허파'
남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이과수 폭포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7대 자연경관의 하나다. 폭포는 남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파라나강의 지류인 이과수강의 하류 브라질-아르헨티나 국경지역에 있다. 이과수는 나이아가라, 빅토리아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히지만, 나이아가라와 빅토리아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270여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가 거대한 폭포군을 형성하며 장관을 이룬다. 이과수는 지역 원주민인 과라니 부족의 언어로 위대한 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거대한 병풍을 떠올리게 하는 압도적인 경관과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인도네시아가 기부 1등 국가인 까닭은
올 초 인도네시아 전역에 물난리가 났다. 수백명이 목숨을, 수만명이 집을 잃었다. 황망한 와중에 인도네시아 한류 팬들이 기발한 재난 구호에 나섰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각자 속한 팬클럽이나 저마다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를 내걸고 동시다발적으로 기부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최소 기부금액이 우리 돈 80원(1000루피아)인데 며칠 새 1억원 넘게 모았다. 한류의 선한 영향력을 알린 이번 기부 방식은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다.수도 자카르타 거리에선 구걸이 직업인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무게 15㎏인 전통 인형
공동부유(共同富裕)
주말이었던 지난 12~1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는 1만4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군악대와 합창단 공연, 국기 게양, 예포 발사 등의 연습이 이뤄졌다. 오는 7월1일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 행사 개최를 위한 사전 준비다. 최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6000자가 넘는 장문의 선언문 두 편을 이틀에 걸쳐 게재했다. 먼저 실린 문장의 제목은 사회주의는 중국을 저버리지않았다, 그 다음 편은 중국은 사회주의를 저버리지 않았다였다. 편년체에 가깝게 써 내려 간 글은 아편전쟁 직후 서구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