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알바 30개팀 3500명 운영했다 등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2013년 말 수습 때 취재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보도되면서 당시 혼외의심아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곳으로 지목된 서초구청에서 여러 날을 소위 말하는 ‘뻗치기’를 하면서 보내야 했습니다. 취재 당시 국가정보원이 이 혼외자 의혹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국정원 직원 송아무개씨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검찰이 국정원과 청와대 조직 차원의 개입 의혹에도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꼬리자르기 식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2심은 지난해 1월 송씨에게 벌금 700만
잊혀진 살인마 석면의 공습
7월 초, 출입기자들에게 뿌려진 환경부 주간 보도자료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석면 질병 검사 의료기관 수를 대폭 늘린다는데 환자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늘어날 가능성이 크길래 늘린 것인지, 당연히 있을 법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정부는 20~30년 안에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죽음들은 오로지 피해자 각자의 몫으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때에 영문도 모르게 찾아올 것이 뻔한데 이렇게 담담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피해자들을 찾는 게 어려웠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두 해 전
단독공개, 친일파 재산보고서
“역사에 다소 관용하는 건 관용이 아니고, 무책임이다. 관용하는 자가 잘못을 저지른 자보다 더 죄다.” 안창호 선생의 말이다. 광복 직후, 실기한 친일청산의 후과(後果)는 처참했다. 관용을 빙자한 죄가 누적되면서 독립운동가의 명예는 물론, 친일파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졌다. 심지어 망각을 틈타 친일파 미화라는 역사 왜곡의 토대가 됐다. 2008년 법원 출입 당시, 친일파 후손의 줄 소송을 지켜봤다. 친일 대가로 얻은 재산을 대물림하고, 이런 땅을 정당한 재산권이라고 주장했다. 친일을 증명하는 사료를 두곤 “잘못된 증거, 다 지난 일”
경영평가에 목줄 잡힌 공공기관들의 검은 커넥션
이번 보도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의 제보로 시작됐다. 자신이 근무 중인 기관이 특정인의 추천을 받고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연구용역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업체를 추천한 인물에 주목해야 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간사로 참여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은 매년 경영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그러한 상황에서 경영평가 관계자가 공공기관에 업체를 추천했다면, 과연 그 기관은 거부할 수 있을까?추천된 업체를 취재해 보니, 산속에 위치한…
KBS 파업뉴스팀 ‘댓글공작 실명 폭로’ 군 당국 은폐 적나라하게 드러나
경기일보 ‘경영평가에 목줄 잡힌 공공기관 검은 커넥션’ 언론 감시기능 충실 ‘호평’‘심사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던진 물음이었다. 기자협회 소속 기자의 보도임은 분명하다. 다만 기자협회 회원사의 매체를 통해 보도되진 않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파됐다. KBS 파업뉴스팀이 출품한 ‘군 댓글공작 최초 실명 폭로’가 제기한 의문이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심사를 미루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미 선례가 있던 사안이었다.2012년 제259회 기자상 심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수행기사 갑질’ 보도는 7월 초 한 취재원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종근당 회장의 차를 운전하다 회장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그만둔 분이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연락처를 전달받아 처음 전화를 걸었던 제게 제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통화로도 말씀드릴 수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만나주실 수 없을까요.” 제보자의 목소리에서 절박함이 느껴졌습니다.대기업 수행기사 업계는 좁습니다. 서로 비슷한 스케줄로 이동하면서 안면을 트는 탓에 대기업 회장의 비위 행위나 불공정한 모습을 제보하려면 업계를 떠날…
‘6세 실명’ 아동학대, 한달전 신고 받고도 눈치 못챘다
“10개월이 지난 사건을 왜 이제 들추는지?”전남 목포 실명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에 의료진이 신고했지만 묵살됐다’는 사실에 대해 취재에 나서자 일부 경찰관의 질문이었다. 7월10일 재판에서 공판검사는 내연남 학대를 방치해 실명한 A군(6)의 엄마 책임을 묻기 위해 의료진 신고 묵살 내용을 추궁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10개월 동안 실명을 부른 신고 묵살을 쉬쉬했지만 재판에서 처음 공개됐다.경찰관 질문에 대한 답변은 “A군은 사실상 혼자인데 가족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누군가는 A군의 목소리
‘SNS 장악’ 등 국정원 보고서 단독입수 및 총·대선 전 청와대 보고 확인
가끔 기사에도 팔자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때를 타고나면 혼자서 쑥쑥 크고, 나쁜 때에 나오면 기자와 기사 둘 다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중요한 기사라고 몇 달을 고생해 취재를 끝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고했는데 전혀 알아주는 이 없어 구천을 떠도는 기사를 볼 때의 마음이란.‘SNS 장악 보고서’의 팔자는 어떨까. 아직은 모르겠다. 큰 상을 받고, 적폐청산의 과정에 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아주 나쁜 건 아닌 모양이다. 출고 전까지 그렇게 속을 썩인 기사였는데, 대견하다. 거기다 ‘SNS 장악 보고서’의 팔자가
‘빨간 마티즈의 비밀’ 2년만에 복원된 휴대전화
2015년 7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사건은 책임자였던 국정원 고 임모 과장이 빨간 마티즈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며 진상 규명은 멀어지는 듯했습니다.하지만 JTBC 취재팀은 경기도의 임 과장 집을 찾아가 한 시간 넘게 미망인을 설득해 임 과장이 사용하던 국정원 휴대전화를 입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4년 2월부터 임 과장이 숨진 2015년 7월까지 1년6개월간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을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로부터 구입하는 과정부터 숨지기 직전의 급박한 행적들까지
프랜차이즈 56곳 가맹계약서 전수분석
“실정법상 어긋나는 점이 없습니다.” 취재 도중 각 프랜차이즈의 법무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이른바 “가맹사업법에 어긋나지 않고,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장님’ 당사자가 합의했으니 이 가맹계약은 유효하다”는 취지다. 백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계약서가 일방이 제시하는 것이고, 받는 일방이 이를 수정할 여지가 전혀 없다면 얘기는 다르다. 실정법상 개정이 필요한 허점이 많다면 더욱 그렇다.계약서란 양 당사자 간 맺어진 합의를 문서화한 것이다. 하지만 양자의 우열관계가 뚜렷하다면 그 문서는 일방만이 의무를 지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