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들이여! 존재가치를 높여라
선임(先任) 기자제가 한국 언론계에 등장한 지 2년이 됐다. 매체마다 도입 취지가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인사 적체의 해소와 더불어 중견급 기자들의 적절한 활용이라는 일석이조의 묘책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선 공통적이다. 어떤 언론사는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가 하면, 어떤 언론사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평가가 엇갈리고는 있으나 선임 기자제가 한국 언론의 인사문제를 해결할 방안 중의 하나라는 점에는 언론계에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앞으로 각 언론사의 대표적 인사 제도로 자리 잡을 것인가에 대해선 아무도 낙관하
한·미 FTA 비준과정 국민입장서 보도를
시한을 두 번씩이나 위반한 ‘반칙’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협상이 결국 타결됐다. 두 나라가 작년 6월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이다. 우리나라 경제와 국민들의 생활과 살림살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다면 경악할 속도전이다. 하지만 빠르다고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는 FTA협상 개시 전부터 스크린쿼터 축소 등 4대 선결요건을 풀어줘 우리의 중요한 협상 카드를 스스로 포기해버렸다. 또 막바지 단계에서 “협상시한 연장은 없다”던 정부 방침을 생각하면 시한을
對언론 접촉창구 줄이려는가
국정홍보처가 이번에 내놓은 ‘국내-외 취재지원 시스템 실태조사 결과’가 언론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홍보처는 이번 자료의 말미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취재지원 시스템을 선진화시키고 나아가 언론의 취재지원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이번 조사를 계기로 그나마 제한적이던 대언론 접촉창구마저 대폭 줄이려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대해 현장 기자들에게서 분출되는 비난의 목소리도 매우 높다. 이번 조사를 보면 홍보처는 해외에서는 우리보다…
외국 기자들의 눈에 비친 한반도 평화
비무장지대를 지나 휴전선을 넘어설 때 그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그들의 귀는 한 곳으로 모아졌다.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그들의 입에선 질문이 쏟아졌다.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기간 중이던 지난 14~15일 세계 70여개국 2백여명의 기자단은 8시간의 여정 끝에 금강산을 방문했다. 이어 16일에는 80여명의 기자들이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 개성공단을 찾았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라는 이번 특별총회 주제에 걸맞는 일정이었다. 외국 기자들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했다. 남측…
기자 진압에 나선 한국 경찰
꽃샘추위 쌀쌀한 바람이 서울 도심거리를 휘감은 10일 저녁.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이 시위대와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을 패기 시작했다. 시민 인권을 보호한다는 경찰이 곤봉과 방패로 찍어 누르며 집단 구타를 시작한 것이다. 한·미 FTA 8차 협상에 항의하며 ‘FTA반대’집회를 진행하던 2천여명의 시위대가 광화문에서 종각방향으로 강제해산당하고 있었다. 밀리는 시위대가 경찰의 무장력에 휩쓸리는 현장 최일선에 기자들이 있었다. 기자는 항상 현장에 정위치 한다. 기자는 시야만 확보되는 안온한 전망대를 선택하지
IFJ소속 ‘놈’들의 특별한 만남에 거는 기대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가 오는 12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서울과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의 의의는 여느 총회보다 남다르다. 먼저 특별총회는 80여년 IFJ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총회 주제 자체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이며 이를 촉구하는 선언문도 채택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에는 북한 국적의 재일조선인 총연맹 소속 조선신보 기자 3명(참가신청)을 비롯해 70여개국 2백여명이 참가한다고 해 모임의 의의를 더해주고 있다. 이번 만남은 지난해 11월 60년 분단역사 최초로 금강산에서 이뤄진 남
언론계도 표절 근절해야
논문 표절 시비로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현직 사퇴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공개된 국내 언론계 내부의 표절 사례는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에게 자신의 관행화된 그릇된 행위를 되돌아볼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번 표절 파문을 계기로 표절 문제를 깊이 있게 보도해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표절의 문제는 우리네 학계에서만 문제되는 게 아니라 우리 언론계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야 할 윤리적 문제다. 신문윤리위원회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각 언론사에 보낸 ‘표절금지에 대한 주의조치&r
한겨레 사태가 주는 교훈
한겨레신문사가 모진 시련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태기 대표이사 사장의 오귀환 편집국장 전격 경질과 곽병찬 신임 편집국장 지명으로 촉발됐다. 그러나 편집국 기자들은 신임 편집국장 임명동의안을 부결했다. 정 사장의 선택을 기자들이 거부한 것이다. 정 사장은 13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한겨레신문사는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정 사장은 논란만 남긴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정 사장의 독단과 돌출 행동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정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굴절된 현대사 장본인들 반성해야
최근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표한 ‘긴급조치 판결분석 보고서’는 유신시대 엄혹했던 과거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독재를 비난하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재야 인사는 물론 술김에 울분을 터뜨리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난한 필부들까지 긴급 조치의 족쇄를 피하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군사정권에 의해 자행된 폭거에 우리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회 지도급 인사는 숨을 죽이고 말을 아꼈다. 부끄러운 우리 현대사의 단면이다. 거기에는 사법 정의를 부르짖는 판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 눈에 봐도 국민의
한국기자상 대상,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한국기자상 대상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한국기자’란 이름이 붙은 이 상을 한국기자들은 5년이나 품에 안지 못했다.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남 보기 우세스럽다. 한국기자상은 지난 1967년 제정, 매년 수여된 것으로 자타칭 ‘한국의 퓰리처상’이다. 대상은 수상자 당사자에게 뿐 만 아니라 한국 기자 전체에게 영예로운 일이다. 기자 집단이 공동체에서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다는 칭찬, 혹은 격려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상이 5년째 나오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