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의 가상 에세이와 언론의 연쇄 오보
“정확성은 기자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이자 태도이다… 그들은 사실 확인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한다… 기자의 실수는 언론사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스캐넌이 저술한 저널리즘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구지 강조할 필요도 없이, 뉴스는 검증된 정보라는 점에서 다른 정보와 구분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정확한 기사에 대해 우리사회 아니, 언론계가 너무 관대해 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로버트 칼린이라는 미국의 분석가가 허구로 작성한 북한 강석주 외무성
조중동의 ‘작통권’, 한미 FTA 보도는 대선용인가
신신애의 노래처럼 ‘세상은 요지경’인 모양이다. 1986년 10월 서울은 발칵 뒤집혔다. 북한이 비밀리에 2백억톤 규모의 금강산댐을 건설하여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 때문이었다. 각 언론에는 63빌딩이 절반 정도 물에 잠기는 입체 모형이 실감나게 제시됐고 정부는 위협에 질린 국민으로부터 7백73억원을 모금해서 대응 댐(평화의 댐)을 착공했다. 현재 북한에 건설된 금강산댐은 26억여톤 규모로 알려졌고 1단계 공사가 끝난 평화의 댐은 흉물로 방치되었다. 2006년 7월, 이번에는 미국과 일본이 법
진정한 ‘원로’
8월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로 시끄러웠다. 8월 2일 이 문제를 처음 들고 나온 13명의 전 국방장관 등 일행 15명을 언론은 군의 ‘원로’라고 불렀다. 이에 고무된 예비역장성들은 8월 10일과 23일 성우회, 청룡회, 재향군인회, 각군 사관학교 동창회 등 예비역단체의 이름으로 전작권 환수반대 결의문과 성명을 발표했다. 또 8월 31일에는 합참의장, 각군 참모총장과 군사령관 등을 지낸 77명이 이 문제를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어떤 분야에 오래 종사하다가 늙어 은퇴한 분들을 ‘원로
환경비용 고려하지 않는 이익계산
지난 지역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정책 공약은 단연 ‘개발’이었다. 뉴타운 조성, 각종 공단 착공, 골프장 설립, 도로 건설, 재개발 추진 등 온갖 개발공약들이 ‘지역발전’이란 이름으로 난립했다. 우리는 최근 새만금 간척사업과 천성산 터널공사를 둘러싸고, 헌법에 명시된 환경권이 “막대한 공공의 이익” 논리 앞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계산해 눈에 보이는 액수를 제시하며 ‘
뉴미디어와 기자의 직업정체성
학교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고 대신해서 과외나 학원수업으로 학습내용을 대체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앞서가기에 지식 전달자로서 교사의 역할이 손상되고 있는 증거이다. 의학정보의 범람과 의사 처방전의 공개는 전문정보와 기술에 기반 한 의사의 권위를 낮추고 있다. 이제 환자들은 의료행위를 비교 검색하기 시작했다. 시장 진입이 꽁꽁 묶여 있던 변호사도 그 수가 늘어나면서 최고 전문직으로 불리던 지위가 떨어지고 있다. 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해 묵은 노트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간다면, 분명 그 교수의 강의 평
‘휴전체제’라는 올가미
1953년 7월 27일, 3년간 수백만의 인명을 앗아가고 온 국토를 잿더미로 만든 6.25전쟁이 휴전되었다. 싸움을 멈추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첫 절차이었다. 그런데 한반도의 휴전은 평화로 연결되지 못한 채 5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반세기를 넘긴 지금 언론은 체니 미부통령이 이례적으로 휴전 기념행사에 나와 북한을 호되게 비난했다는 소식은 전했지만, 휴전이 이제는 “휴전체제”, 즉 일시적 절차가 아닌 정착된 질서로 자리 잡아버린 모순과 낭패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총성은 멎었으되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
언론이 좋아하는 ‘전문가’
기자들에게 있어서 취재원은 소중한 존재다. 취재원들 목록이 곧 기자의 경력과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누가 정보를 많이, 빠르게 얻느냐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혈연과 지연, 학연을 통해 인맥을 많이 쌓은 기자가 능력 있는 언론인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된다.기자들은 인맥을 쌓으며 취재원을 ‘관리’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 접대를 하고, 접대를 받으며 명함첩을 두둑하게 만들어간다. 명함첩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높은 직위나 명예, 학벌이나 훈장, 또는 부를 가지고 있다.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은 기자들이 매우 좋아하
북한 미사일과 IMF경제위기의 단상
북한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들은 연일 정부의 대응방식에 비판의 초점을 가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언론은 정부의 대북 정보력에 많은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언론의 이 같은 비판은 정부에 대한 감시자로서 타당하고 정당한 문제제기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국내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문득 1997년과 98년의 IMF통화사태와 연이은 경제위기가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당시 국내 언론은 통화정책의 실패와 국제 경제정보에 대한 취약성 등을 들면서 호되게 정부를 비판했다. 기업들에게는 글로벌한 스탠더드
'정신분열적 증상 청와대' 질타할 언론없나?
군부독재시대도 아닌 대명천지에 국민의 알 권리가 이렇게 철저하게 외면당한 적이 또 있을까? 그것도 성경의 창세기 처럼, 이 일로 처절한 고통을 겪을 우리 아이들의 이름, 그리고 그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의 이름을 줄줄이 기록해야 할지도 모를 그런 일에 이렇게 침묵할 수 있을까?물론 일차적으로 그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딱 “관세 좀 낮춰서 수출 좀 늘리자는 것” 정도로 국민이 인식할 정도로, 간장 종지 만큼의 정보만 제공한 정부의 탓이다. 그러나 과연 일선의 기자나 피디들은 정보에 허기진 국민들에게 따끈한 밥 한 그릇의 정보를 전달하
보다 강력하고 의미 있는 여론면을 위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설 와중에 나온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애쉬턴 카터 전 국방 차관보의 북한 미사일 기지 선제폭격론은 미국 내 열띤 찬반론을 촉발했다. 두 전직 고위 관리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편 주장에 대해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와 의회는 곧바로 의미 있는 의견들을 제시했다. 칼럼이 나온 바로 다음 날에는 잭 프리처드 전 국무부 대북 협상 전담대사의 반론이 같은 신문에 실렸다. 오랫동안 미국의 신문과 방송을 접하면서 부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이들의 여론 형성 기능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