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과 방송의 자율
노무현 대통령의 18일 신년 시정연설 생중계 방송을 놓고 언론계 내외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대통령의 새해 연설이 황금시간대인 저녁 10시에 행해진 데다 기자회견은 별도 일정으로 잡혀있어 이번 연설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였다. 연설 도중 노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사회 안전망, 일자리 창출, 사교육 대책 등 중요 이슈를 언급했고 여러 도표를 사용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는 초청된 청중의 박수에 여유 있게 감사를 표하는 등 종전보다 호소력 있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대통령의 연설은 여러 차례 치밀하게 준비하고 연습한 듯했다
시니어 기자는 어디로 가는가
뉴미디어의 격랑이 거세다. 안방극장은 간편한 손안의 극장으로 변하고 뉴스는 천지사방에서 흐르고 있다. 길을 걷다가도 실시간 인터넷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점검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디어산업에 원동력을 제공하는 광고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웹 신문의 광고매출이 비온 뒤 대나무 자라듯 크고 있다. 이제 광고주들은 인터넷 수용자를 최적의 타겟으로 삼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인쇄매체의 광고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하다 못해 지상파TV의 광고매출도 정체 후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신문 광고수입은 2018년이면 오프라인미
‘황우석 사태’와 언론 자화상
독일의 원자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물리학의 역사에서 천재 중의 천재로 불리는 인물이다. 1925년 고전물리학의 결정론적 사고체계에 중대한 전환을 불러온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했을 때 그의 나이가 24세, 그리고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을 때의 나이가 31세였으니 그런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가 남긴 자전적 기록을 보면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그의 후속 연구는 과학계의 엄중한 비판에 직면했으며 하이젠베르크 자신은 그런 비판에 남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라는
‘PD저널리즘’ 때리기 지나치다
황우석 교수 관련 의혹을 취재한 MBC PD수첩의 비윤리적인 취재 방식이 드러나면서 MBC와 PD수첩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PD수첩이 추구하는 진실이 제 아무리 거룩할지라도 그 진실을 향해가는 발걸음이 직업윤리를 짓밟았다면 그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비난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PD저널리즘’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PD저널리즘’은 취재의 기본이 안된 저널리즘 형태라느니 여론조작과 대중선동의 저널리즘이라느니 하는 비난들이다. 그런데 ‘PD저널리즘’이 실제로 그렇게 문제투성이에 백해무익
춤추는 언론보도, 증폭되는 국민불신
MBC의 사과방송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는 ‘황우석’ 관련 보도를 접하는 우리들의 심정은 국민들 못지 않게 착잡하기 그지없다.세계 과학계를 흔들어 놓은 황 교수의 업적이 뒤늦게 소모적 논쟁에 휘말리는 점도 안타깝지만, 취재·보도 과정에서 국내 언론들이 보여 준 중구난방식 추측보도는 우리에게 더욱 큰 자괴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여부를 떠나 논란의 한 가운데 선 황 교수는 수일 째 연구실을 비워 놓은 상태이고, 추측보도로 촉발된 황 교수에 대한 논란은 국익 차원으로까지 번져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세계적…
후보들에게 바란다
제40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에 6명의 후보가 나섰다. 반갑다. 기자 사회에 대한 애정을 갖고 기자 동료들을 위해 심부름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많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여러 사람 중에서 어렵게 뽑힌 일꾼은 앞으로 일을 추진하는 힘을 얻기가 쉽다. 공정한 경선 과정을 통해 훌륭한 일꾼이 뽑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6명이나 나서다 보니 과열 경쟁을 통해 잡음이 생길까봐 저어되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선거 과정을 보도하면서 그것의 흠을 비판해왔던 우리가 스스로 혼탁 양상을 보인다면 시중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후보들은 이…
‘경호원’은 기자직을 버려라!
최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검찰 소환 앞뒤로 중앙일보 일부 기자들이 보여준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 전 회장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삼성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대선 자금을 받아 이회창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이른바 안기부 도청과 ‘엑스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언론사 사주의 신분을 망각한 채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그 이후 그의 처신은 우리를 더욱 실망시켰다. 당시 주미 대사로 재직하던 그는 대사직에서 물러난 뒤 귀국을 차일피
위험에 내 몰린 기자를 보호하라
수습기자 시절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들려준 취재활동은 그 순간 모든 것이 감동과 흥분이었다. 더욱이 위험스런 현장에서 아슬아슬한 취재기를 들을 때는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리고 기자생활 내내 금과옥조처럼 마음 속에 품어왔던 것이 ‘용기 있는 기자’였다.그렇게 현장을 누볐던 동료·선배기자들이 어느 날 너무나 허무하게 세상을 등지고 그나마 살아남은 유족들이 겪는 고통의 소리가 들릴 때는 스스로 작아지고 침잠해 질 수밖에 없다.위험지역 취재를 나설 때 “왜 당신이어야 하느냐”는 가족들의 항의에 “기자니까”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면서도 내심 세
국정홍보처 존폐 논란을 보며
요즘 정치권이 국정홍보처의 존폐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 논란은 정부의 정책을 놓고 벌이는 설전이 아니라 정부의 특정 기구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이 기구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는 점에서 여타 정치적 논란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번 논쟁은 국정홍보처의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행위를 취했다는 점에서 매우 구체성을 띠고 있다. 우선 국정홍보처 폐지론의 논거를 보자. 한나라당의 정종복 의원을 대표로 하는 폐지론자들은 “국정홍보처가 본연의 임무인 국정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는 게 아
한국의 기자, 아시아의 기자
나라밖에서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 외신기자의 앵글에 잡히는 한국의 첫 인상은 붉은 머리띠 두른 노사분규, 남북대치의 판문점, 광화문 주변의 반미시위 등이 주류를 이뤘다. 요즘 외신사진에 등장하는 한국의 모습은 변했다. 외신이 전 세계로 타전하는 뉴스의 내용물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국내적 갈등이 점화되는 이슈중심에서 밝고 활기찬 생활테마로 이동하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 디지털 세대를 시작으로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을 내놓는 정보통신 신제품 행렬은 한국을 세계 IT문화를 선도하는 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