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참여정부와 언론의 관계
그동안 냉랭했던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에 시나브로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정연설을 통해 언론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다시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신문과 ‘맞장’(?)을 뜨려했던 이전의 태도에서 벗어나 최근 언론의 변화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겼다. 언론과 정권이 건강한 긴장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책관련 기사의 정확성과 비판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고 했다.대통령의 이 같은 대언론 유화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의 언론관 변화 기류는 지난해말 출입기자들과의 송년만찬에서 감지되
조기숙 홍보수석에 바란다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으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임명돼 언론계 안팎으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홍보수석의 임명은 출범 초기부터 보수 언론과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웠던 노무현 정권이 집권 3년째로 접어들면서 보수층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친노 학자로 알려진 조 홍보수석은 그동안 대학교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참언모)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언론 개혁을 꾸준히 주장해 왔고, 그로 인해 일부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조 홍보수석은 한 때…
초라해진 한국의 신문 사설들
신문 사설이 초라해졌다. 독자들에게 사설이 화제로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젊은 독자들은 신문 지면을 정보위주의 탐색을 하며 읽는 재미를 추구한다. 청년독자들에게 사설은 그저 제목으로만 일별되는 도외시의 영역이다. 중장년층 독자는 이와 다르다. ‘사설의 추억’이 아련하게 남아있다. 반세기전 우리 사회 곳곳에 계몽의 빛이 와 닿아야 할 때 사설은 ‘한국의 등대’였다. 독재의 억압적 권위주의가 발호 할 때 사설은 한줄기 양심의 가느다란 소리였다. 민주주의가 휘청거리는 경향각지서 그 여린 음향의 의미를 곱씹어보았다. 신문의 향기를 기억하는…
‘지역신문발전법’을 다시 생각한다
멍하여 힘이 빠지고 일이 손에 안 잡히는 심리 상태를 ‘허탈하다’고 한다. 지금 지역신문 종사자들은 사전적 의미의 말 그대로 ‘허탈’ 한 상태다. 지역신문과 언론단체들이 모처럼 지난 해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국회가 동의해 만들어낸 지역신문발전법이 아무런 의미 없는 법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지역신문발전기금이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은데다 예비비로 2백50억원을 확보한 것도 분통이 터지는 일인데, 이것마저 기획예산처가 기금보조는 불가하며 융자로 운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정부도 이 같은 방침에
기자와 윤리
‘엽기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제자의 답안지를 10여 차례 넘게 대리 작성하는 등 ‘점수 관리’를 해온 교사가 적발됐다. 대기업의 노조 간부가 취업 알선을 대가로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생후 70일된 신생아를 친모와 함께 청부 납치한 뒤 어머니는 살해하고 아기는 팔아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가히 ‘엽기시리즈’의 연속이다.굳이 엽기적인 사건은 아니더라도, 충격을 줄만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연예인 X파일’ 사건과 비평대상 관련업체로부터 명품 핸드백을 수수한
파문은 파랑새로 날아 오른다
2005년 벽두에 한국 기자사회는 적어도 하나의 윤리적 스탠더드를 얻었다. 순수한 동창모임이고, 민감한 사안이 걸린 시점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1백만원 단위의 선물이 오간 술자리 회합은 그 관련자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언론인 도덕률 말이다. 한 공영방송의 ‘고급 손가방 파문’으로 관련자들은 정직과 감봉 처분을 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청자께 드리는 사장 명의 사과문 발표’라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면 이번 ‘고급 손가방 파문’의 결과로 그동안 언론계에 횡행했던 은밀한 술자리 부적절한 선물꾸러미 고급술
기자는 신문의 ‘처음’이자 ‘끝’
을유년 새해는 밝았지만 신문시장은 아직도 어둠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비상구도 찾지 못한 채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다. 신문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올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무료신문의 경쟁적 창간으로 신문사간의 ‘제살깎기’는 도를 넘어섰다. 인쇄매체에서 인터넷신문으로 발길을 돌리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우리경제 상황. ‘더블 딥’ 조짐을 보이는 우리경제가 올해도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 경제성장률이 3%대에 멈출 것이라는 것이 국내외 주요경제전문기관들의 공통
잊고 싶은 해…‘2004년’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의 모임을 송년회 또는 망년회라 칭한다. 그러나 같은 연말 모임이라도 송년회로 하느냐 망년회로 하느냐에 따라 참석자들의 마음가짐은 달라지는 것 같다. 송년회에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다는 긍정적ㆍ낙관적 인생관이 엿보이는 반면 망년회에는 부정적ㆍ염세적 가치관이 강하게 드러난다. 한국 기자들에게 2004년은 정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해, 기억의 창고에서 송두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해일 것이다. 2004년은 실추(失墜)의 해였다. 직업적 자부심, 사명감, 긍지, 그리고 종국에는 일자리와 월급봉투까지. 그
사랑의 체감온도를 높일 때
2004년 한국언론을 흔들어 놓은 사상초유의 언론사 폐간사태와 감원태풍 속에서 전해진 전자신문 권상희 기자의 외아들 규태군(4) 돕기운동이 모처럼 언론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규태군 골수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점에 안도하면서, 동료 직원과 경쟁사 기자, 대기업 사원까지 나서서 보내준 온정의 손길은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 그 자체였다. 전자신문 직원들이 정성껏 모은 성금과 헌혈증서를 전달했고, 경쟁사인 디지털타임스 기자들도 모금운동을 벌였는가 하면 LG전자 사원들이 앞다퉈 자신의 피를 나눠주겠다고 나서 가족들의 눈
정부는 최소한의 질서유지자로 남아야
언론관계법 개정안이 여야간의 논란 끝에 국회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 정기국회 일정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른 입법안들과 함께 국회 파행으로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그러지고 혼탁한 언론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장으로 만든다는 ‘언론 개혁법’의 당초 취지는 무색해지고 있다. 여당이 마련한 안에 대해 일부 언론단체와 시민운동단체들은 소유 지분 분산 규정이 빠지는 등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야당인 한나라당은 헌법이 규정한 언론의 자유, 시장경제질서의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