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90) 아이가 전해 준 작지 않은 큰 마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오빠에게 독감이 옮아 열이 오르고 힘들어하는 셋째 아이를 간호하며 밤을 새운 아침, 둘째 아이가 잠시 잠이 든 엄마를 깨우며 아이스크림이 그려진 그림 한 장을 건네며 하는 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 그린 아이스크림이에요.자신에게 독감이 옮은 동생을 돌보느라 고생한 엄마에게 주는 미안함과
[뷰파인더 너머] (189) 깨진 조각이 모여, 더 아름다운 하나가 된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올겨울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는 대구 수성못의 얼음 위에도 독특한 흔적을 남겼다. 얼음은 기온 변화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균열을 형성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패턴이 탄생했다.하나하나는 균일했던 표면에 생긴 거친 상처지만,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자연이 빚어낸 예술 작품이다. 사람에게 닥치는 어려움 또한 마찬가지다.
[뷰파인더 너머] (188) 쉼표로 남은 그 순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겨울바람이 불자 문득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강렬한 흐름 속에 몸을 맡긴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쉼표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넘어가는 해와 함께 오로라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짐을 쌌다.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며 한 다짐은 단 하나. 마음을 비우고 오자.…
[뷰파인더 너머] (187) 다가가야 보이는 것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수분을 잔뜩 머금은 눈이 서울 전역에 내렸던 지난겨울. 눈이 그친 틈을 타 인왕산에 올랐습니다. 먼저 길을 밟아 올라간 등산객들이 남긴 발자국 온기 덕분에 미끄러지지 않고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지요. 눈 앞에 펼쳐진 설경은 짧은 수고의 보상으로 충분했습니다.왔던 길로 되돌아가려다 힘겹게 눈을 지고 있는 나무들이 마음이 쓰여…
[뷰파인더 너머] (186)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폭풍우가 지나간 것 같은 이 며칠 사이의 일들로 내내 밤잠을 설쳤다. 계엄령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사고로 귀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다.3년차 기자인 나는 이 일들을 목격하고 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처음을 떠올렸다.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내가 세상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똑바
[뷰파인더 너머] (185) 당신의 현재 속도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그날, 종각역 사거리를 지날 때 속도표시기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덧 쌓인 경험과 나이, 하지만 친구들은 저 멀리 더 앞서 달려가는 것 같은데,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속도표시기는 나에게 물었다. 넌 지금의 속도로 괜찮니?삶은 종종 우리를 비교 속에 가둔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듯이 뉴욕이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 빠르다고 해서 뉴욕이 앞선 것
[뷰파인더 너머] (184) 잊혀진 사진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겨울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전화 한 통을 받았다.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이가 처음으로 틀어졌다. 둘은 같은 달 23일 화해의 장소로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택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한 위원장과 악수를 한 뒤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20분 만에 시장을 떠났다.윤 대통
[뷰파인더 너머] (183) 군홧발에 짓밟힌 국회… 담벼락 올라선 국민의 분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516의 핵심 박정희는 1963년 8월30일 전역사(轉役辭)에서 다시는 이 나라에 본인과 같은 불행(불운)한 군인이 없도록 합시다란 말을 남겼다.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이 말은 1980년 518을 주도했던 전두환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됐다.우리 국민은 그들이 이처럼 불행이란 말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시키려는 동안 그 질곡의 긴 역사를…
[뷰파인더 너머] (182) 까치밥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까치밥을 먹는 직박구리의 모습에서 나누고 베푸는 마음을 실천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생각해 봅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희망과 생명의 순환을 상기시켜 주며, 자연과 인간,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전해줍니다. 선조들은 자연을 단순히 자원을 소비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상생의 관계를
[뷰파인더 너머] (181) 새로운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중앙일보 수습기자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교육장에 들어서니 후배들의 예리한 눈빛에 긴장이 살짝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 촬영에 관해서는 교육자인 저보다 젊은 친구들이 더 능숙하겠지만,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서로 묻고 답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보도사진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교육을 시작했는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