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중동인 오해 아랍어로 열심히 설명하죠"
중앙 서정민 특파원 '한국 알리기' 순회강연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 | 입력
2006.01.11 10: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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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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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학생들과 교수들은 처음 들어보는 한국인의 아랍어 강연을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각 대학에서는 강연이 끝난 뒤 한국어과를 설치하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중앙일보 서정민 중동특파원의 아랍국가 강연이 큰 인기를 끌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 특파원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12월 요르단의 요르단대학(13일)을 시작으로 튀니지의 마누바대학(16일), 예맨의 사나대학(18일)에서 각각 강연을 실시했다. 올 3, 4월경에는 시리아, 레바논 등 걸프지역 국가들에서 강연을 준비중이다.
서 특파원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은 중동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며 “이번 강연에서도 이라크 파병에 대한 아랍인들의 반감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동지역에서 한국의 위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아랍인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인지 남한인지를 묻는다고 한다. 이는 정치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 특파원은 “중동학에 대한 한국의 기반이 약하다”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온 것도 중동관련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아랍어로 강연할 수 있는 한국인 학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랍과의 장기적인 우호관계를 위해서는 인적·문화적 교류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아랍학자들은 1970년대 한국의 중동지역 경제진출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당시 한국은 문화적 교류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우리를 알리는 홍보와 문화교류가 밑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7시간이나 되는 시차를 중동특파원의 애환으로 꼽았다. 한국시간 오전에 맞춰 새벽까지 기사를 쓰고 메모를 올린 후, 또 다시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가 되면 다시 일어나 마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 특파원은 “중동과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하나하나 바로잡아간다는 사명감 속에 일한다”며 “이라크에 주권정부가 들어서고 안정이 되면 현지취재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라크 전쟁’에 관한 책과 ‘중동·이슬람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3년 1월 중앙일보에 입사한 서 특파원은 외국어대 아랍어과와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중동정치학으로 각각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