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날'은 자기반성의 시간으로
후배들이 말하는 '기자의 날'
송주영 뉴시스 국제국 기자 | 입력
2006.04.18 21: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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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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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들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였다'
5개월 남짓 나를 지탱해준 명언이다. 칭찬 한번 못 듣는 삶의 연속이다. "이런데도 기자가 되고 싶니?" 부질없는 질문이다. 나이 서른을 앞두고 시작한 기자생활이다. 힘들다고 물러설 결심이었다면 시작도 안했다. "된다. 된다. 된다. 나는 기자다운 기자가 된다"고 수백 수천 번을 되뇐다. 내 선택에 대한 확신, 기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기자라는 호칭이 여전히 어색한 내게 '기자의 날'이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도 그래서다. 기자의 사회적 역할, 개인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너무 지엽적이라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 해도 좋다. 기자의 날을 맞아 "나는 기자다운 기자인가"라는 반문을 통해 기자로서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자기반성을 해보려 한다. 병아리 기자 때의 초심을 잊지 않았는지, 초심에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지, 좋지는 않더라도 옳은 길로는 가고 있는지 등을…
대선배들이 걸어온 고단했던 언론인의 길을 '자기반성' 없이 사뿐히 즈려 밟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80년대 민주 대 반민주가 극명하게 대립하던 때와 요즘의 언론환경은 많이 변했다고들 한다. 기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알권리 보장이라는 기자의 사회적 역할은 시대를 막론하고 기본이 돼야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결심했었다. 거대 담론은 아니어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사회의 희로애락을 기사에 담아내겠다고.
그러나 수습을 겨우 면한 병아리 기자의 삶은 굳은 결심이 무색할 정도로 좌절의 연속이다. 알권리 보장은커녕 스스로도 제대로 몰라 허둥대기가 태반이다. 이런 때는 봇물처럼 터져줘야 할 '기사발' 대신 울화만 터지기 일쑤다.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지 모를 짧은 기간, 5개월 전의 초심과 열정을 떠올려야 할 때이다.
기자의 날이 해를 거듭할수록 "나는 기자다운 기자인가"라고 반문하는 횟수도 늘어갈 것이다. 지금은 걷기도 힘든 병아리 기자지만 그러면서 걷고, 뛰고, 날수 있는 '기자다운 기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제20회 기자의 날'쯤이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