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전송 문제 합리적 방안 강구돼야
지성우 단국대 법학과 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9.04.22 14: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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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우 단국대 법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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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회에서 개최된 IPTV 관련 토론회에서 지상파 재전송 문제가 다시 제기되었다.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이 간략히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지상파사업자 측에서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를 주목적으로 하던 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TV와는 달리 상업성이 강하기 때문에 지상파콘텐츠 제작비용을 일정부분 부담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IPTV사업자 측에서는 현재 가입자 확보율이 저조하고 초기투자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상파콘텐츠의 공급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PTV사업자들은 현실적으로 콘텐츠제작펀드, VOD사용료 등 콘텐츠 투자비용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지상파채널 전체를 필수 제공채널로 규정하여 제공의무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만일 유료화가 필요하다면 이미 사업이 안정화되어 있는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부터 시행하여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케이블TV 측에서는 지상파 재전송의 문제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IPTV사업자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상파재전송 논의에서 케이블TV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디지털케이블을 통해 지상파를 전송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케이블TV에 편익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방송사 역시 반대급부로 얻는 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IPTV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입된 지 아직 3개월 여밖에 경과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IPTV를 제공하는 3개사(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의 실시간 TV가입자 수가 20여만 명에 불과한 것은 예상보다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방송통신 융합의 핵심적 사업인 IPTV의 출발이 이렇게 어려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 기존의 유료방송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시청 가능한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한다. 당연히 신규 진입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이용하려고 할 것이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간의 갈등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본래 아날로그케이블TV 도입 시에 무료로 지상파의 채널을 공급하게 한 것은 지상파의 난시청해소와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위해서였으며, 유치산업이었던 케이블TV의 조기정착을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TV가 아날로그케이블TV와 도입목적, 신규 매체의 조기 안정과 기존 매체의 발전을 조화, 해외의 입법사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향후 미디어의 발전전망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해관계인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고 경제적으로도 서로를 배려할 만한 여유가 적기 때문에 각론적으로는 매우 복잡한 논의가 전개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