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MBC 다시 몰아치는 '명퇴 바람'
6월말 울산·여수·원주 시행…10개월새 192명 명퇴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9.07.01 15:09:23
MBC에 명예퇴직 칼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서울 본사 사원 27명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울산 MBC 등 몇몇 지방계열사들도 6월30일자로 명퇴를 시행했다. 지방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명퇴로 퇴사한 인원은 모두 1백92명에 달한다.
울산 MBC는 지난달 22일 25명이 회사를 떠났다. 1983~1985년에 입사한 사원들로 대부분 부장, 국장 등 간부급 사원들이다. 울산 MBC는 퇴직금 외에 명퇴 위로금을 얹어주고 2년간 계약직 재고용 조건을 내세웠다. 정년을 1~2년 남겨둔 4명을 뺀 대부분이 계약직으로 채용돼 업무를 보고 있다.
여수 MBC의 경우 전 보도국장을 포함한 11명이 1일자로 명퇴한다. 여수 MBC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여건으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명퇴를 신청한 구성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원주 MBC는 지난달 26일까지 접수한 결과 11년차 보도국 기자 등 9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올 들어 청주 MBC와 충주 MBC가 1월에 각각 15명, 19명이 명퇴했고, 전주 MBC는 지난 2월 9명이 명예퇴직했다. 지난해 10~12월에는 강릉·안동·마산·목포·대구·진주·제주·포항 MBC가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지방계열사 19개사 중 14개사가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경영수지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부산 MBC 등도 명퇴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지역MBC전략지원단 이동민 차장은 “최근 지방사에서 명퇴로 퇴직한 인원만으로도 규모가 큰 계열사 1개사가 사라진 꼴”이라며 “자체 프로그램의 제작비율이 줄어들고 구성원들의 이탈이 가속되면서 지역MBC의 존립가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