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은 YTN을 그만 울려라
편집위원회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9.08.25 10:56:50
YTN이 또 울고 있다. 이제는 그 울음이 한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눈물이 말라 가슴으로 울고 있다. 평화롭던 YTN직원들의 서글픈 울음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 한다.
지난해 봄부터 이명박 대선 후보의 방송담당 상임특보를 지낸 구본홍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투하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17일, 용역원들을 방패 삼아 노조원들의 울부짖음 속에 치러진 주주총회에서 그것은 현실이 됐다. 그 후 1년 동안 YTN 노조원들은 참 많이도 울었다. 동료 조합원 6명이 해직돼 서러운 눈물을 흘렸고,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이 구속돼 또 울었다.
지난 3일 구본홍씨가 느닷없이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구본홍씨 사퇴 이후 해직자 복직 등 YTN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배씨는 직무대행을 맡자마자 보도국장 직선에 따른 3배수 추천제를 없애고 임명제로 바꿔버렸다. 그리고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보도국장에 앉혔다.
배 직무대행은 또 YTN의 간판 프로그램인 돌발영상 팀장인 임장혁 PD에게 대기발령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돌발영상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부터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는 이런 돌발영상이 ‘눈엣가시’였는지 구본홍씨가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돌발영상 제작진 3명 가운데 2명을 중징계해 제작을 원천적으로 못하도록 했다. 돌발영상은 우여곡절 끝에 3개월 전 부활됐지만 이번에는 배석규 직무대행에 의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배 직무대행은 지난 21일 “해직자의 회사 출입을 금지하겠다”면서 사내 곳곳에 용역원들을 배치해 해직자 6명의 회사 출입을 물리적으로 막는 어처구니없는 행동까지 했다. 배 직무대행이 해직자들의 출입을 막을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해직자들은 해고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해 현재 법적 효력을 다투고 있고, 노동조합법에도 이런 경우에는 조합원 신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논리가 궁색해진 회사 측은 뒤늦게 이들의 15층 노조사무실 출입만 허용하고 있다.
배 직무대행은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 2백77명 가운데 무려 92.8%인 2백57명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 YTN 지회는 한때 제작거부에 나서기로 했다가 일단 노조가 실시하는 김백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투표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YTN 사태의 핵심은 정권의 방송장악 야욕 탓이다. 지난해에도 YTN에 대해 민영화니, 재승인 거부니 하는 말들이 나돌며 YTN 가족들을 압박했다. 언론계에선 이명박 정권이 YTN에 대해 “구본홍으로는 약하니 더 강력한 배석규 카드를 빼든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이렇게까지 방송 장악에 눈이 멀 수 있는 것인지 씁쓸하고 답답할 뿐이다. 이명박 정권은 이제 YTN을 그만 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