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삼성·SK 기사 삭제 '논란'

아이폰 관련 보도 온라인서 빠져
누리꾼들 "기업체 압력 작용"…이종재 국장 "기업체 압력 없어"


   
 
   
 
한국일보 1면에 실렸던 아이폰 관련 삼성,SK 기사가 한국아이닷컴과 포털사이트에서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 6일 1면 3단으로 ‘SKT 작년 아이폰 도입 유보-이재용의 ‘막후요청’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은 이 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2개월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SK텔레콤의 미국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유보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위(51%)인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할 경우 삼성 휴대폰 판매량이 국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최 회장에게 이같이 요구했고 SK텔레콤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이날 오전 한국일보 온라인 사이트인 한국아이닷컴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또한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누리꾼과 시민사회단체는 기사에서 언급된 기업체들의 압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기사를 삭제한 한국을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기사를 쓴 기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 주간지 기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미뤄지는 데 대해 불만이 컸는데 보이지 않는 손에 삼성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린 최초의 보도로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기사가 게재돼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한국이) 오보여서 내렸다면 당연히 온라인에서 삭제하고 정정보도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삭제한 것이라면 외압이 작용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 이종재 편집국장은 6일 오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업체의 압력이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국장은 “본래 취지와 달리, 진보·보수 갈등을 부추기는 기사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 같아 온라인에서 내렸다”며 “책임 있는 중도지를 표방하는 한국의 입장과 맞지 않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기사를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1면 기사로 처리된 기사가 돌연 온라인에서 삭제된 이유에 대해 오해가 생기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1면에 넣을 당시에는 오너급 경영진들의 의사결정과정에 어떠한 정책적 판단이 반영되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한편 경제개혁시민연대(소장 김상조)는 이날 SK텔레콤과 삼성 측에 ‘아이폰 도입 유보 요청설’과 관련해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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