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망과 정보의 함정

[언론다시보기]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최근 연일 주식시장의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상승장을 이어가자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전망을 ‘조정’에서 ‘상승’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각 언론사들의 경제 관련 뉴스에서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주요 기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연초에는 주로 1천8백선을 최고치로 전망하던 증권사들이 1천9백선까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 영향인지 적립식 펀드가 11개월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주식시장이 수직 하락 하던 때에는 반토막 공포에 펀드 적립을 멈춘 사람들이 상당했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고 낙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펀드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니 아이러니다.

결국 주가가 떨어질 때는 공포심에 투자를 포기하거나 적립을 중단해 버리고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를 확대하면서 평균 매입 단가를 높여 버리는 오류를 범한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이 흔히 반복하는 투자 오류가 이런 것이다. 상승하는 장에서는 자신 혼자만 자산가치 상승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불운을 겪는 것 같아 박탈감을 느낀다. 박탈감은 뒤늦게 무모하게도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게 만든다. 무리한 투자를 했으니 원하는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공포심에 휩싸인다. 결국 더 떨어지기 전에 원금 일부라도 건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손해보고 팔아치울 위험이 있는 것이다.

투자는 이렇게 상승 분위기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와 하락의 변동성을 인내하지 못하는 심리적 나약함이 가장 큰 위험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냉정한 투자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승의 유혹이나 하락의 지나친 경고에 대해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언론의 기사는 늘 극단을 오간다. 상승의 분위기가 감지되면 낙관론자들의 전망치가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하락장에서는 상승장에서의 비주류였던 비관론자들의 말이 기사에 두드러진다. 문제는 언론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시장의 동향에 대해 전문적 견해를 인용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중개인이라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이 투자 의사결정에 중요하게 참고하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말 그대로 전문적인가를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금융전문가의 상당수는 금융회사 직원들이다. 언론을 통해 등장하는 전문가 중에서는 은행의 PB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가장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들이다. 그 외에도 보험회사 컨설턴트, 혹은 보험 대리점(일명 GA)의 개인 금융컨설턴트의 의견이 칼럼 등을 통해 전문가로 등장한다.

소비자들이 금융상품 선택시 정보를 취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직원들의 자사 상품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문제는 자사 상품의 안내와 홍보가 전문가의 전문 정보로 둔갑하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금융회사들 사이 투자상품 판매에 경쟁이 붙은 상황에서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가 판매를 위한 마케팅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투자상품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라면 상승에 대한 기대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보보다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의 정보에서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언제나 사소하거나 하찮게 다뤄진다는 점이다. 금융회사 소속의 전문가들은 금융상품 중개에 따른 이익을 취하는 집단이다. 당연히 거래가 활성화되어야만 중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 전망이 부정적이어서는 안된다. 매수세가 줄어들면 그만큼 시장의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중개 수수료에 의존하는 전문가 집단은 투자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고 만에 하나 존재할 위험은 최대한 축소하는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런 면은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언론을 통해 부동산 중개인이 전문가의 타이틀을 달고 시장 동향이나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었다. 거래 중개를 하는 업체의 팀장이나 대표 들이 전문가로 둔갑한 것이다. 그들 또한 거래량이 그들의 수입을 결정한다. 시장 전망이 낙관적일 때 거래가 늘어난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믿음이 사람들에게 무리를 해서라도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은 조급증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로버트 실러는 언론을 통한 이야기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한다. 이야기는 가격 상승의 기대심을 만들고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다시 가격이 오르는 가격간 피드백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언론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의 정체성은 본질적으로 거래에 따르는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중개인이다. 언론을 통해 많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투자에 대한 비교적 냉정함을 유지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이런 중개인들의 마케팅 선동을 경계해야 한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섣부른 전망 기사보다는 사실 전달 위주의 보도가 훨씬 책임 있는 태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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