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유쾌한 소셜 미디어 활용
[언론다시보기]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6.16 14: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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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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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나 미디어 차원에서나 많은 논란거리를 남겼다. 정치적으로는 여당 한나라당의 패배, 4대강과 세종시, 천안함 관련 이슈, 노풍 등이 혼재된 선거였다. 언론계에서도 보도의 편파성, 천안함 보도태도,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이 대두되면서 논쟁이 많았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선거는 당락을 떠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관심 있게 지켜본 것은 트위터로 상징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정치적 활용이다.
선거법 93조 1항의 선거운동 기간 이전 인터넷 규제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화제가 되었다. 연예인들과 유명 예술인들이 투표참여 독려와 투표 인증 샷, 기부 등이 하나의 유희적인 참여로 승화하면서 선거막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 방식이 주목받자 청와대마저 트위터를 개설했다고 하니 그 정치적 파장은 적지 않다.
해외의 소셜 미디어 선거이런 경험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6일 끝난 영국에서도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정치 캠페인 도구로 각광을 받았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유민주당은 모두 소셜 미디어를 활용했다. 기존 홈페이지에서 정당이 정책을 홍보하고 후보의 지지를 유도하는 일방향적인 방식이 아니라, 유권자와 후보자 간의 연결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가 확대되었다. 또 다른 특징은 정치정보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지도서비스가 혼융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트윗민스터(tweetminster.co.uk)이다. 이 서비스는 총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며 정치인과 유권자, 언론을 매개하는 목적으로 개설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웹 캠페인과 소통, 조직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심지어 출마 선언까지 유튜브로 했으며, 선거자금 모금과 정치정보를 공개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퓨리서치센터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사용자일수록 인터넷 정치뉴스나 선거관련 정보를 더 많이 본다고 한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정보제공과 흐름을 넘어서는 타인과의 관계맺기(Networking)가 가능한 소통도구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소셜 미디어가 적극적인 정치행위의 도구이자 창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잠재력이번 지방선거에서 물론 소셜 미디어가 주목을 받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후보와 정당에서는 유권자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채 2백50만명에 불과한 트위터나 미투데이, 요즘 서비스 사용자 수가 선거결과에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왔는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실례로 가장 많은 팔로어를 가진 진보신당의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는 불과 3.3% 득표에 그쳤다. 그리고 트위터가 선거 막판에 젊은 층의 투표참여나 지지유도를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도 아직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웹이 발전하면서 정당과 후보자들이 다수의 시민과 만나서 더 많은 소통과 참여채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참여와 소통모델이 계속 증가하면 자연스레 유권자들의 투표율과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다. 영국선거에서 투표율이 상승하게 된 한 원인이 웹 캠페인과 TV토론의 영향이 중요하게 지적되는 것이 이런 맥락에서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활용은 아직 불안정하지만 점차 확대·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유쾌한 정보 네트워크 구성은 웹 2.0세대의 자기표현 방식이고 정치참여 채널이었다. 투표 인증 샷이나 독려운동, 투표기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정치참여와 소통의 방식은 신선하고 참여세대의 특성을 잘 보여주었다. 앞으로 소셜 미디어가 바꾸는 새로운 열정과 참여·소통의 방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