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믿지?' 어플이 남긴 뒷맛
[언론다시보기]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10.25 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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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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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인터넷을 달군 뜨거운 이슈중의 하나는 스마트폰 위치기반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이었다. 소위 ‘오빠 믿지?’라는 이름의 어플은 언제라도 상대방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별도로 1:1 대화가 가능한 무료 메신저이다. 이 어플은 기존 영상통화 서비스에서 한 단계 진화한 실시간 위치기반 서비스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어플이 알려지자 관심을 반영하듯 순식간에 접속이 폭주했다. 그리고 이에 저항(?)하려는 이들은 하루 만에 ‘알리바이 메이커’라는 배터리 방전 어플까지 나오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어플은 단순히 새롭고 흥미로운 어플 등장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간과해 왔던 정보시대의 인권을 다시 환기시켜주었다.
정보사회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자신의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 수 있고, 심지어 감시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스마트 감시 사회? “꼼짝마”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용자 수 증가는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 구축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과 SNS를 기반으로 하는 타인과의 연계가 곧바로 하나의 인기와 권위로 간주되고 있다. 어느 유명인의 친구나 팔로어가 몇 명이라는 것이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SNS 사용은 소소한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제공하지만 부지불식간에 개인의 일상정보가 새어나가는 문제는 이미 알려진 바다. 필자도 많지는 않지만 SNS에 어제의 일과나 아침에 읽은 기사, 에피소드를 올리곤 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 정보를 이용만 하고 기여하지 않은 무임승차 낙인이 싫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동안 SNS에 올린 정보를 훑어보면 몇 가지 몰랐던 사실을 발견한다. 너무 쉽게 내 일상과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간략히 살펴보면 일단 나의 행적이 파악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으로 인해 직업이 무엇인지,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게 된다. 또 게시하는 글과 사진 등을 통해 자주 가는 곳이나 만나는 사람들을 알 수 있다. 거기에 스마트폰 위치기반 어플까지 사용하면 정말 “꼼짝마” 이다.
스마트폰·SNS 부정효과 인지해야실제로 미국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활용한 인적사항 확인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개인정보와 일상이 타인에게 공개되고 그것이 인사에 반영된 사건도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전부터 많은 이들이 SNS의 과도한 연결기능(Networking)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친구나 팔로어를 신청하면 내 정보가 타인에게 얼마나 제공되는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물론 가입할 때, 개인정보의 희생을 감수했지만 어느 수준까지인지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내 실수 일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스마트폰 기반의 위치서비스가 확대되면 개안의 사생활 노출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정보사회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SNS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오히려 앞으로 사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러면 사용자가 스스로 정보인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 첫째, 스마트폰과 SNS의 무한확산 네트워킹의 속성을 이용해야 한다. 사회관계망의 형성과 정보공유란 긍정효과도 있지만 개인 사생활 침해와 타인에 의한 감시라는 부정효과(Negative Effect)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둘째,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도 이야기했지만, 개인정보는 스스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정보의 자기통제권이라 한다. 정보를 게시할 때 특히 인적사항이나 금융 등 개인정보는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인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인식개선과 악용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의 발전에 너무 혹해서 중요한 개인의 시민권이 위축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스마트 감시사회는 우리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