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사회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

[언론다시보기]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11월 28일이면 한국에 아이폰이 도입된 지 1년이 된다. 그동안 ‘아이폰 쇼크’로 불리며 한국사회는 급격한 스마트 광풍이 몰아쳤다. 광풍은 언론부문에 더욱 거셌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로부터 또 다른 하소연 아닌 하소연이 들린다.

얼마 전 모 신문사의 A기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신문사에서 작년 말에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지급되어서 처음엔 신기하고 좋아했는데, 이제 슬슬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 잘 사용하고 있지만, 신문사에서는 그것을 가지고 트위터(Twitter.com)나 페이스북(Facebook.com) 같은 소셜미디어(Social Media) 트렌드를 잘 좇아가라고 권유(?)한다는 것이다. 비단 이런 현상은 기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일반회사에 다니는 친구들도 하소연한다. 소셜미디어라는 게 계정을 만들고 사용해 보니 재미있기는 하지만, 실제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관리 운영하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는 거다.

주변 언론인들을 보면 상당수가 스마트폰과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사용하고 있다. A기자의 이야기처럼 신문사들이 정보환경에 변화에 따라 스마트폰과 SNS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정보화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영국의 BBC 등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적합한 다양한 인터넷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가 바꾸는 취재관행
스마트폰과 SNS는 말 그대로 타인과 소통하는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취재해야 하는 기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SNS가 과거방식의 취재관행을 깨고 새로운 이슈메이커가 된 지도 오래다. 일부 기자들은 SNS에서 취재 조언을 받기도 하고 정보도 얻는 등 효용성 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스마트폰과 SNS가 특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올해 1월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이나 추석 때의 광화문광장 물난리 등도 스마트폰과 SNS를 타고 보도되었으며, 일부 동영상은 TV 뉴스에서도 사용되었다. 스마트폰과 SNS가 가지는 신속성과 광범위한 정보 확산력이 확인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과 SNS를 찬양하는 기자들은 또 하나의 취재도구가 되었다고까지 평가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일부 기자들은 새로운 숙제가 생기게 되었으니 재미있는 현상이다.

스마트폰과 SNS의 단점도 알아야
하지만 스마트폰과 SNS의 단점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SNS로 인해 회사 기밀이 새나가기도 하고, 지인 이외의 사람들이 친구신청을 해서 상당히 난감해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도 최근 SNS사용자 수가 주춤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부모님이나 직장동료, 상사가 친구신청을 해서 사생활을 지키기 어려워서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SNS는 결국 타인과 관계 맺기의 도구일 뿐이다. 이것으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좋은 방식일지 모르겠다. 첨단 스마트사회에서도 여전히 오프라인 미디어는 공존한다. 각 영역은 서로의 존재가치에 따라서 이용되는 것이다. 우리도 스마트폰과 SNS를 그런 의미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스마트폰과 SNS의 강점은 누누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좋다는 것과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당위적으로 사용한다면 그 효용성은 반감되고 실제로 효과를 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뉴미디어 환경에 부응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들의 임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인들도 스마트 기기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사용방식의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 각자의 방식에 따라 사용해야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모두 사용한다면 그것도 우스운 일일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할까에서 잘 사용해야 하는 숙제가 기자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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