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가지 아이콘
[언론다시보기]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12.21 0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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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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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기쁨이 교차한 해였다. 연초부터 천안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북한 긴장감이 고조되었던 반면, G20 정상회담, 동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에서의 선전 등 롤러코스트 같은 한해를 보냈다.
그렇지만 한해를 결산하면서 인터넷 미디어의 3가지 화두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트위터(Twitter.com)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마지막으로 위키리크스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700만명 시대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기는 2010년 최대의 화두였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내장하고 있는 기기로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혁명적인 변환을 가져왔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와이파이, 어플리케이션, 위치기반 서비스, 증강현실 등의 관련 신조어를 만들면서 스마트폰은 국내 사용자만 7백만 명을 넘었다.
스마트폰 도입은 미디어 측면에서 위험인 동시에 기회가 되고 있다. 언론사들은 새로운 채널이 확장됨에 따른 사업 확장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추가 투자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되었다. 그럼에도 시대 흐름에 따라 많은 언론사들은 자사 매체지원을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하반기 태블릿PC 보급이후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트위터와의 소통에 빠지다
또 하나 2010년 미디어 아이콘은 누가 뭐래도 트위터였다. 그리고 유사한 SNS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용자가 지난 11월말 기준 각각 200만 명을 넘었고, 여기에 토종 기업인 다음과 네이버, 네이트 등에서의 SNS기반 서비스를 포함한다면 새로운 소통방식의 하나가 등장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실제 단문 블로그인 트위터는 정보가 뉴스보다 빨리 전파되고 실질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 1월 폭설, 9월 광화문 수해, 10월 부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11월 연평도 포격 등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오프라인 미디어를 무색케 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피자판매, 아동급식 등 주요 유명 인사들과 트위터 사용자들 간의 토론과 논쟁까지 부각되면서 트위터 공간이 새로운 여론의 광장이 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 폭로와 진실의 불편함
올해 전 세계 외교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위키리크스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위키리크스는 기존에 비밀로 분류되었던 외교문서를 공개해 시민들의 알권리와 정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지만 그 영향력과 파급력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명히 나뉘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과거 소수의 언론이나 정부가 관리했던 정보가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알권리가 증대된 것이라 보는 반면, 반대하는 쪽은 민감한 외교 사안이 아무런 검증 없이 폭로됨에 따라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심각하게 국가의 신뢰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한다. 반대론자들이 창립자인 어산지(Assange)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의 등장으로 분명해진 것은 과거에는 정보를 알리려면 기존 언론의 기자에게 제보하거나 알려야 했지만 이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보의 민주화라는 맥락에서 위키리크스는 인터넷 미디어의 발전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이상과 같은 3가지 아이콘은 2010년 인터넷 생태계의 민주성과 수평적 네트워크 성을 다시금 확인해준다. 세 아이콘 모두 쉬운 소통을 가능케 하며, 미디어를 활용해 과거와 같이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기 어렵고, 기술을 정치적 통제의 수단으로 삼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앞으로 인터넷 미디어 생태계가 발전할 방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2010년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만하다.